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
일반인들은 고향을 가고, 추울 때는 방 콕(?)이 편하지만 초짜(?) 기자는 명절이면 더 바쁘다.
추위에 떨면서 방송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초짜 몫이다. 선배들도 다 겪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능구렁이(?) 선배와 달리 텔레비전에 자주 얼굴 내밀기를 원한다.
그러나 방송경력이 쌓이면 "내가 중계차 나갈 군번(?)이냐?" 로 바뀌지만, 중계차는 '생방송'이라 완전 초보에게는 맡기지 않는다.
버벅거리고 실수하면 다시 할 수 없으니까!
첫 생방송은 긴장이 최고조다. 스튜디오에서 앵커가 초짜 기자에게 질문한다.
"지금 나가 계신 곳이 어디죠?" (진행계획표에 이미 표기)
초짜는 "지금 기자가 나와 있는 곳은 에! 에! 에!" 말을 잇지 못한다.
현장 PD가 '온 에어 큐 사인'을 주니 달달 외웠던 첫 대사(?)를 까맣게 잊어버린다.
자기가 있는 곳도 잊은 채 원고를 무조건 외우다 보니 말문도 막힌다.
카메라 앵글은 첫 '오프닝 샷'이기 때문에 초짜 얼굴을 7~8초 정도 계속 비춘다.
처음부터 고개를 숙여 원고를 커닝(?)하는 모습이 그대로 비추어진다.
"아이고 저 친구 자기가 나와 있는 곳도 몰라? 쯧쯧!"
시청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개를 숙인 초짜 기자의 풀샷(얼굴 등 상반신 이상)이 지나면 현장 화면이나 인서트(현장 영상이나 자료화면)로 대체한다.
그때부터는 화면에 기자 얼굴이 나오지 않으니까 마음 놓고 원고를 본다.
초짜 기자들의 귀여운(?) 티는 이번 설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들이 정년을 맞을 때 "간밤에 내 차를 어디에 주차했지?"라고 진짜 치매(?) 초기 증상을 겪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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