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아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가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퇴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
대전문화재단은 이 대표이사가 지난 19일 대전시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오는 28일 퇴임식을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대표이사는 지난 2016년 9월 5대 대표이사로 취임해 3년간 문화재단을 이끌어나가기로 했으나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중도 사퇴한다. 그동안 재단은 예술인지원사업 행정 미흡, 국제기타페스티벌 심사 조작, 직원 내부 갈등 등의 수많은 문제를 겪어왔다. 지원 사업을 놓고는 지역 문화예술인의 불만이 폭주했고, 기타페스티벌 조작 건은 대전시 감사를 통해 당사자 고발까지 이어졌다. 조직 인사개편에 대한 불만은 직원이 노동청 부당전보 구제를 신청해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문제와 논란이 지속되자 지역 문화예술인은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이 대표이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당시 지역 문화예술인은 "현재 상황을 보면 대표이사와 실장들은 재단을 이끌 능력도 없고 자격도 없다고 판단한다"며 "현 대전문화재단의 체제를 이끌고 있는 대표이사와 관련 실장들은 조속히 거취를 표명하길 촉구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표이사는 한 차례 지역 문화예술인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지만 당시 성명서를 낸 모든 문화예술인이 참석하지 않은 데다 충분한 소통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결국 지난 설 명절 연휴 직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대표이사는 "문화계 갈등으로 더 이상 번지지 않게 제가 빠른 시일 내에 사퇴를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그동안 제 행보가 문화재단 위상을 많이 약화시켰다고 보여져서 하루 빨리 사퇴함으로써 이런 잠재돼 있는 갈등이 조금이나마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이사는 그러면서 "사퇴를 계기로 열심히 일하는 재단 직원들의 명예와 사기가 더 이상 꺾이지 않았으면 좋겠고, 대전문화재단이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의 거점기관으로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의 따뜻한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대전시가 이 대표이사의 사직을 처리하면 재단 정관에 따라 당연직이사인 이화섭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이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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