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트램을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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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 트램을 어떻게 할까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도시기반연구실장

  • 승인 2018-02-11 09:16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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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도시기반연구실장
요즈음 신문지면에서 대전의 트램이 보이지 않는다. 거의 매일 관련기사를 쏟아내던 신문들과 정책의 상당부분을 트램에 할애하던 때를 떠올리면 무색하기 그지없다. 물론, "기획재정부에서 '타당성재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내용이 없다"는 답변이 되돌아올 법 하다.

틀린 말은 아니다. 현재 트램-정확하게는 도시철도기본계획(변경)-은 2016년 9월에 국토교통부에 승인을 요청한 이후 기획재정부와 협의과정에서 '타당성재조사' 판정을 받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이제 막 검토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통상 6개월이 소요되니 그 동안은 그저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다하더라도 시기적으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 '타당성재조사'기간 동안 손을 놓고 앉아서 기다릴 수 있을 만큼 가벼운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음의 2가지 의문이 남는다. 한 가지는 지방선거를 전후로 한 트램의 운명에 대한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지금까지 추진되고 있는 트램정책의 방향성에 관한 것이다.

먼저, 트램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예상대로라면, 타당성재조사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결과를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지방선거 이후의 일이다. 차기시장의 트램에 대한 시각이 더 중요한 이유이다. 차기시장이 트램에 부정적인 경우라면, 트램이 아닌 다른 종류의 전철로 재추진할 수도 있고, 도시철도사업 자체를 없던 일로 할 수도 있다. 시민들의 우려는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지방선거 국면에서 차기시장에 도전하는 후보들은 트램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타당성재조사결과를 지켜보자며 뒤에 숨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2호선계획은 2006년 추진된 이후 고가경전철(모노레일)->자기부상열차->트램으로 바뀌는 지난한 논의과정을 거쳐 확정된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 걸 바꾸고 싶다면, 선거국면에서 명확히 입장을 밝히는 것이 도리이지 않겠는가?

혹시, 트램추진에 대한 반대의견을 이유로 들지도 모르겠다. 대표적으로 "시세(市勢)와 백년대계를 고려하면 늦더라도 지하철 혹은 고가경전철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 몇 가지 숫자가 판단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우선, 통계청 인구추계에 따르면, 2045년 대전시 예측인구는 152만명(2017년-151만명), 고령자 비율은 32%(2017년-12%)가 된다. 장애인과 어린이 등 신체적 약자까지 포함하면 50% 즉, 2명 중 1명은 계단을 장애물로 인식하는 시기가 얼마 안남았다는 의미다. 지하철을 이용해본 사람은 안다. 지하 3~5층까지 나 있는 까마득한 계단은 젊은이에게도 쉽지 않다는 것을. 뿐 만 아니다. 지하철건설비는 1m에 평균 1억2천만원이 소요된다. 오타가 아니다. 1m가 분명하다. 백년대계가 아닌 20년 앞만 보더라도 대안은 명확해진다고 하겠다.

두 번째 의문은 트램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것인데, 전문가들은 노선문제와 방향성을 지적하고 있다. 우선, 현재의 노선은 당초 노선을 수용하면서 만들어진 약 38㎞의 장대 순환노선이다. 또한, 대전역, 복합터미널 등 주요시설을 통과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도시철도1호선 이용자를 분석해보면, 장거리를 이동하는 이용자는 거의 없고 평균 5개 정도의 역을 이동한다. 순환선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따라서, 38㎞짜리 1개 장거리 노선보다 19㎞짜리 2개 노선, 9㎞짜리 4개 노선이 이용수요와 편의성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물론, 노선의 전면수정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재의 노선은 많이 아쉽다는 것이다. 마침, 타당성재조사과정에 있기 때문에 의지에 따라서는 조금이나마 수정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있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또 한가지는 트램정책의 방향성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그리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대전시가 방향을 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성과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준비가 없었다는 이유에서이다. 최소한 종합적인 큰 그림은 가지고 있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트램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도시들은 한결 같이 대중교통전체의 혁신과 도시재생의 수단으로서 트램을 활용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트램은 타당성재조사와 지방선거로 인하여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본으로 돌아가서 왜, 무엇을 위해 트램이 필요한가에 대한 목적성을 찬찬히 따져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목적이 분명해지면 흔들림이 없이 나아갈 수 있으며 그에 맞는 전략과 수단을 찾으면 일은 자연스럽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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