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 우리의 말과 글이 제대로 살아야 세계속의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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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 우리의 말과 글이 제대로 살아야 세계속의 대~한민국이다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 승인 2018-02-0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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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일)부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같은 국제적 스포츠 행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중매체인 매스미디어의 역할은 중요하다. '포스트 월드컵' '시너지 효과' '인프라' '세리머니' 같은 단어들은 우리말로 옮겨 보려는 고민을 거칠 겨를도 없이 어느새 일상 생활속에 파고 들고 있다.

에어로빅, 디스코테크, 패션 쇼 등과 같이 마땅하게 사용할 언어가 없어 외국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는 차치하더라도 그러나 아직 정착하지 않은 외래어는 순수한 우리말로 바로 사용하는 것이 한국다운 주체성을 갖는 일이다.

예를 들면, A매치→국가간 경기, 골 세리머니→득점 뒤풀이, 글로벌 스탠다드→국제 표준, 내셔널 트러스트→국민 신탁, 네거티브→줄거리,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의무, 멀티플렉스 극장→복합상영관,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 서포터스→응원단 또는 후원자, 패널→토론자 등과 같이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한다.

또 스포츠에서 자주 사용하는 세레머니(ceremony)는 영어에서 여러 가지로 발음되는 낱말이다. 그래서 '현지 발음에 따라 적는다'는 우리말 외래어 표기법의 큰 원칙을 적용하기 위해 세레머니(ceremony)의 발음을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에 따라 적으면 '세러모니', '세리머니', '세러머니', '세리머니'가 된다. 이 네 가지 모두가 외래어 표기법에 틀린 것이 아니다.



이러한 혼란을 없애고자 정부와 언론, 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에서는 이 말의 표준 표기를 '세리머니'로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세리머니'라는 말이 '텔레비전'이나 '버스' 따위처럼 외국에도 쓰이고 국어 생활에도 반드시 필요한 외래어인가 하는 점이다. 우선 '세리머니'라는 말은 영어에는 있지도 않은 표현이다.

'셀리브레이션'이 맞는 말이지만, 한국식 어법에 박자와 호흡이 맞지않아 발음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골 세리머니'를 많이 쓰므로 논란 끝에 '골 세리머니' 대신 '득점 뒤풀이'라는 순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뒤풀이'의 본래 뜻이 어떤 행사가 모두 끝난 다음에 베풀어지는 것이므로 경기 도중에 하는 '골 세리머니'의 뜻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반론도 있다. 어쨌거나 자꾸 사용해서 익숙해지면 문제없으리라는 판단 아래 '득점 뒤풀이'를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외래어 오·남용의 폐단을 간파한 정부는 2005년 말 부터 다행스럽게도 전국의 각 광역과 지방자치단체에 '국어책임관' 제도를 운영 아직도 덜 순화된 행정용어들을 바른 국어로 안내하고 있다. 각 자치단체 '국어책임관실'에서는 각종 공문서 작성시 덜 순화된 외래어를 비롯하여 어색한 글이나 말 등 딱딱한 문자들을 순화하여 사용하도록 산하 관계기관, 단체에 알리고 있다.

제대로 된 외래어, 제대로 된 우리말, 제대로 된 대한민국의 주체성과 제대로 된 우리의 말과 글이 제대로 살아야 세계속의 대~한민국이다. 소는 누워 있어야 하고, 말은 제대로 서 있어야 하듯이 말이다.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김우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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