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사랑을 비추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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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톡] 사랑을 비추는 거울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 승인 2018-02-0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거울
게티 이미지 뱅크
아동문학가이며 시인이고 문학박사이신 전영관 선생님의 '별'이라는 시에는 눈에 눈물이 고여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젖은 얼굴로 반짝여 주고, 눈웃음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미소 띤 얼굴로 반짝여 준다고 했다. 그리고 소리 없이 나왔다가 자신의 빛을 다 나누어주고 소리 없이 돌아가는 별…….

곁에 이런 사람이 있을까? 안아주고 품어주고 웃어주고 울어주고 다 해 주면서 생색내지 않고 모든 걸 베푸는 사람, 곁에 있으면 감사한 일이고, 없다면 내가 먼저 나누어주고 베푸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스스로가 먼저 웃는 거울이 되면 거울은 먼저 웃게 된다. 그것은 상대의 모습을 사랑으로 비추어주는 마음의 거울이다.

30대의 회사원으로 딸만 셋인 집의 둘째 딸로 언니와 동생 사이에서 샌드위치처럼 살아온 내담자가 있다. 치이고 구박받고 인정받지 못하고 차별받고 살았다고 말했으며 인복이 없음을 한탄하며 살았다.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했지만 학교생활이며 직장 생활이며 뭐하나 잘 되는 것이 없었다. 잘 하려고 해도 친구들과 동료들과 자주 언쟁을 하고 이유 없이 공격을 당했다. 자신의 외모와 나쁜 성격은 부모님과 언니와 동생 탓하고 차별한 할머니 탓이라고 원망을 하며 살았다.

내담자는 과거 원 가족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고, 피해자라는 생각을 늘 갖고 살고 있다. 내담자의 말처럼 사람들에게 이유 없이 공격당하는 것이 인복 없는 그녀의 운명 탓일까?



잘 하겠다는 마음은 가득한데, 그것도 잠깐,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눈치 없는 말과 행동으로 주변 사람의 기분을 나쁘게 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상대방의 문제를 지적하고 꼬집어 분위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이런 행동은 그녀가 무의식 속에 있던 외모나 능력에 대한 자기 자신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대방에게 투사한 것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투사라는 방어기제가 무의식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본인은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친구나 직장동료들은 처음에는 가볍게 넘겼지만, 반복 투사된 부정적인 측면이 내면화되었기 때문에 화가 났을 것이다. 결국 당한 사람들은 비난하고 화를 냄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을 그녀에게 되돌리고 그녀는 되돌려 받은 부정적인 측면을 동일시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여 공격한다고 판단하고 자신의 불운을 탓한다.

그녀가 좋은 관계를 이뤄나가려면, 먼저 자신이 무의식중에 하는 행동을 들여다보고 마음 깊은 곳에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 알아차려야 한다. 자신이 누군가를 향해 공을 던졌고, 공에 맞은 사람이 다시 공을 던져 내가 맞고 아파하는 모습을 그리며 내가 맞아서 아픈 것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 근간이 무엇인지 왜 그런지 깊게 살펴야 전체를 볼 수 있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내가 웃으면 보는 이도 웃고 내가 짜증내면 상대도 짜증내게 되어있다. 무엇이든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뜻이다. 오늘부터 먼저 웃는 거울이 되길 바란다.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협회 원장

김종진원장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대표와 한국지문심리상담협회 김종진 원장이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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