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대전세종지사 정상철 회장이 전하는 말이다.
정상철 회장은 충남대 제17대 총장을 역임했고,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 회장 등을 지낸 지역의 대표 교육인으로, 지난 2016년 11월 대한적십자사 제31대 대전·세종지사 회장에 취임했다. 재난 구호와 희망나눔, 봉사 실천의 대표 플랫폼인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의 수장을 맡은 정상철 회장을 적십자 대전세종지사 사무실에서 만나 취임 1주년을 맞은 소감과 나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적십자 대전세종지사의 회장으로서 지난 1년 동안 참 많은 경험을 했고, 많이 느꼈다. 구호, 사회봉사 등 인도주의 활동을 통해 적십자를 알렸고,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대전 세종 관내 사회지도층과 기업 대표들을 만나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에 대한 후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1년은 저 스스로가 적십자 내부 시스템에 적응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데 중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7년도 다사다난한 해였다. 청주 수해와 포항 지진 등 끊임없이 크고 작은 재난이 일어났고, 다른 한편으로는 후원자들의 사랑과 온정을 이용해 기부금을 모금하면서 이중생활을 한 이영학 사건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컸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저희 적십자 대전세종지사 가족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특히 네 가지를 꼽고 싶다.
먼저 지난 2017년 7월 서구청과 '노루벌 구절초 반디의 숲 체험장 조성' 협약을 맺었다. 서구 흑석동에 위치한 적십자 청소년 수련원 부지를 개방해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약 5만 평 규모의 일부에 이미 구절초를 심었다. 추후 구봉산 자락에 진달래와 철쭉, 영산홍 등을 심어 봄, 여름, 가을 내내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흑석동 적십자 부지는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와 수달 등이 서식하는 도심 속 청정지역인 만큼 자연친화적인 개발을 통해 5년 내에 지역 시민은 물론 전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대전지역의 대표적인 인도주의 힐링 숲으로 만들 계획이다.
▲그렇다. 적십자를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2017년 말 사옥 1층에 시민을 위한 봉사와 나눔의 공간을 조성한 것은 대전세종지사의 큰 성취이다. 일반시민들에게 적십자를 꾸준히 노출시켜 봉사와 나눔이 우리 사회에 녹아들 수 있는 희망나눔플랫폼을 만들었다. 적십자 봉사원들과 일반시민, 그리고 대전세종지역의 기업들은 이곳에서 적십자의 인도주의 봉사활동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희망나눔플랫폼은 빵·국수나눔터와 나눔카페와 시민교육의 장으로 이루어진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 복합참여시설이다. 단위봉사회별로 매주 실시되는 빵·국수 봉사활동을 통해 주변의 소외된 이웃과 취약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나눔카페는 시민들에게 쾌적하고 따뜻한 휴식처로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2017년 1월 충남대 인문역량강화사업단과 적십자 봉사원의 인문역량 강화를 위한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했다. 적십자의 주요 내부 고객인 봉사원들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어렵고 소외된 계층을 돕는 일에 항상 애쓰고 계신다. 이들의 노고에 걸맞은 대우를 제대로 해드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문학 포럼을 연 4회 실시했다. 인문학 포럼은 ‘안티에이징’, ‘커뮤니케이션’ 등 매 회 새로운 주제로 인문학적 소양을 쌓아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 수 있도록 진행했고,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주제로 이뤄질 예정이다.
▲ 2018년 1월 지사에서 시무식 대신 새해 첫 업무로 빵나눔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이날 빵 400여 개를 만들고 인근의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직접 만든 빵을 전달했다. 아이들이 고마워하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적십자가 나아갈 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정부의 보조자인 적십자는 국민들의 성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지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사랑받을 수 있을지 다시금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 여전히 ‘적십자’하면 '헌혈'을 가장 먼저 떠올리고, 지사에서 전개하는 인도주의 활동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아쉽다. 앞서 말씀드린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들은 바로 후원자님들께서 내주신 소중한 적십자 회비로 진행된다. 그 과정에 단 한 줌의 비리도, 낭비도 없다.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많은 분들이 우리 대전세종 적십자를 믿고 후원해주신다면 보내주신 사랑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에 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도(正道)’를 걸을 생각이다. 취임 후 대전세종 제1호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RCHC) 회원을 유치하는 등 고액 기부자들도 발굴했지만, 고액 기부 못지않게 소액 기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원 조성의 안정화를 위해 정기후원자 발굴을 비롯해 ‘씀씀이가 바른 기업(병원 등) 캠페인’을 전개해 몸집(후원자 수)을 키울 생각이다. 일단 적십자의 가치를 국민들에게 인정받고 기부를 원하는 개인이 주머니 사정에 맞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리버티섬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에 얽힌 모금 실화를 예로 들겠다. 퓰리처상으로 익숙한 조셉 퓰리처는 자유의 여신상을 세울 때 받침대 축조에 드는 자금이 부족하자 대중들로부터 모금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목표액은 단 5개월 만에 채워졌다. 놀라운 점은 3/4 이상의 후원자들이 1달러 이하의 소액기부자였다는 점이다.
적십자가 온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너도나도 적십자를 믿고 기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우리 사회의 '작은' 영웅들이 모여 세상의 '큰' 힘으로 바뀌게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들이 적십자의 가치를 인정하고 적십자의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 '씀씀이가 바른 기업(병원)캠페인' 은 작년부터 실시한 정기후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매월 10만 원 이상 30만 원 이하로 후원하는 바른 기업(병원, 가게, 약국 등)을 선정해 명패를 전달한다. 캠페인에 참여한 기업 등은 적십자 네트워크를 통한 홍보와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또 적십자에 납부하는 모든 회비는 '법정기부금'으로 손금산입, 세액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17년은 저 스스로가 적십자 현장에서 감을 찾는 과정을 거쳤다. 이제 그동안 구상하고 꿈꿨던 단편의 조각들을 모아 나름의 틀을 갖추어 가고자 한다. 올해의 두 가지 주요 목표는 사옥 1층 희망나눔 플랫폼의 활성화와 서구 흑석동 적십자 부지의 성공적 출발이다. 희망나눔 플랫폼을 통해 적십자를 대중에 꾸준히 노출시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5년 이내에 흑석동 적십자 부지에 '아름다운 적십자 힐링 숲'을 가꾸어 대전세종 적십자가 지역 주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2018년 한 해 동안 힘차게 달려 나가자고 제안하고 싶다.
대전세종적십자 가족은 후원자님들의 회비를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제대로 투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올 한해도 열심히 뛸 것이다. 응원해주시면 고맙겠다.
대담, 정리=한성일 제2사회부 부국장 hansung007@
-정상철 회장은 누구?
▲대전고 졸업, 서울대 사회대 사회학과 졸업(학사),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석사, 박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 대한적십자사대전세종지사 사회봉사자문위원, 충남대학교 경상대학 학장, 경영대학원 원장, 한국정보기술응용학회 회장, 조달청 조달업무심사평가위원장, 충남대학교 기획처장, 대청호보전운동본부 이사장, 충남대학교 제17대 총장, 거점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 , 대전법원 시민사법위원장 , 충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대전시 정책자문단장,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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