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욱 착한참치 대표가 냉동 참치를 직접 정형하고 있다. |
고급 어종인 참치에 많은 영양분이 들어있다는 것도 모두가 다 아는 사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질 좋은 참치를 맛보고 있는 것일까.
투자회사를 운영하던 청년이 참치 전문점 체인회사를 차리게 된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청년이 처음 참치를 만난 것은 우연했다.
그저 친구의 권유로 투자하게 된 종목 중 하나로 참치였고, 참치 대국인 일본을 비롯해 필리핀, 싱가폴, 에콰도르 등 수많은 국가를 다니게 됐다. 십 수년이 흐른 지금 그 청년은 대전을 중심으로 하는 참치 전문점 체인유통의 대표다.
김영욱 착한참치 및 냉동참치유통 대표 얘기다. 김 대표에게 참치는 애증의 관계다. 투자회사 운영 때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 사기도 적잖이 당했다. 생활을 어렵게 만든 원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그를 만든 것도 참치였다.
착한참치 시청점에서 만난 그는 “투자회사를 설립한 뒤 의류 등 다루지 않은 분야가 없었다”라며 “친구의 권유로 참치에 투자하게 됐지만, 적잖이 고생했다”고 회고했다.
◇참치회 시장의 현실에 충격을 먹다=김 대표가 투자회사에서 참치를 다루면서 놀랬던 것이 있다. 아니 충격이라 해야 정확할 것이다. 질 좋은 상위 등급 대부분 일본에 수출됐고, 국내는 무한리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던 것. 다시 말해 일본에 질 좋은 참치가 몰리고 시장에 유통되고 있었지만, 국내에는 유통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려웠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를 놀라게 한 일은 또 있다. 일본 참치 전문점에서 겪은 일화다. 참치 사업을 하러 온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음에도 저가의 참치를 내놓은 것에 크게 실망했다. 그런데 곁에 있던 일본인들이 전문점의 사장을 나무라는 모습엔 감동도 느꼈다. 참치는 일본인에게 ‘자부심’이라는 것을 몸소 겪었고, 이 일은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질 좋은 상품을 취급해야 한다는 정신을 가지게 한 계기가 됐다.
◇참치 하역일 경험, 참치 연구가로 성장하다=김 대표는 투자회사를 그만둔 뒤 참치란 게 무엇인가 알고자 도쿄 인근 시장에서 하역일을 했다. 오전 3시에 일어나서 냉동차량에 실려 온 참치를 내리는 일이다. 언어 문제 등에 말도 안되는 급여를 받았지만, 그에겐 왜 우린 일본인과 같은 수준의 참치를 맛볼 수 없는 가를 더욱 생각하게 했다.
이후 그는 한 유통업자를 만나면서 참치 전문점을 구상하게 됐다. 그런데 그가 사업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는 생참치를 먹을 수 있는 유통 단계가 아니란 점이었다. 호주에서 참치를 가져오려면 처리부터 여러 마리를 한 곳에 담은 뒤 세관을 통과하고 항공 운송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크기가 큰 데다가 색상이 변경되는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냉동 참치를 쓰는 방법이 우리 현실에서 사실상 불가피한 방법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문제는 더 있다.
해동방법이다. 최근 환경적인 문제, 즉 수온이 올라가면서 참치 흐름이 바뀌었고 공급도 예전보다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거대 인구를 지닌 중국에서도 참치를 먹는다. 그만큼 해동 및 숙성이 중요한 시점이 됐다.
그러나 대다수 업체가 수온 및 염도를 얼마로 해야 할 지 체계적인 방법이 아닌 소위 ‘노하우’라는 구습에 의존하고 있단다. 그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얼려서 회를 내놓고 부위를 설명한다. 그러나 그런 방식은 참치의 원래 맛을 알기 어렵다”라면서 “ 참치 한 점 먹고 물을 먹는 것이란 비유가 있을 정도다. 김을 싸먹어야 참치가 맛있다거나 머리고기는 우리만의 문화이고, 눈물주가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냉동참치에 대한 해동 및 숙성 방법에 관한 특허(1-1-2018-500620-51)도 출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김 대표는 체계적인 참고서도 만들 계획이다. 그는 조만간 유통부터 하역, 처리 등 사업 전반을 소개함으로써 본인이 겪었던 경험과 실패를 통해 후배들이 시행착오를 덜 겪게 하겠다는 각오다.
◇참치의 진정한 대중화를 꿈꾸다=착한참치는 분명 참치 전문점이다. 김 대표는 유통단계를 줄여서 질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내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식집이나 활어회, 생물을 선보이는 가게들도 있고, 매장이 큰 업체들도 있다. 그러나 그만큼 커진 경영 부담은 소비자에게 내놓는 단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김 대표가 참치만을 다루는 전문점을 고집하는 이유다. 그는 눈물주를 달라는 손님에게 팁을 주시기 보단 그 가격으로 엄선한 참치 한점을 더 맛보라고 권한다. 착한참치의 이름도 여기서 기인했다. 착한이라는 명칭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의미를 줄 수 있지만, 비슷한 가격이면 더 나은 질의 참치를 쓰고,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선택권을 주겠다는 그의 결의다. 때문에 그는 무조건 참다랑어를 맛보라고도 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참다랑어가 가장 비싸고 좋은 부위라고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다를 수 있다”면서 “사람에 따라 두툼하게 먹는 것이 나을 수도 있고, 얇게 썰린 회 한점이 취향이 맞을 수도 있다. 참치의 매력은 기름이 많고 적고, 씹는 맛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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