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은 현실에 지친 많은 한국인들이 살고 싶어 하는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데 스웨덴이라고 정말 특별할까.
스웨덴살이 9년째인 한국인 나승위씨가 유토피아처럼 보이는 이 국가를 꼼꼼하게 관찰해 '스웨덴 일기'를 출간했다. 운전면허 시험장, 응급실, 초등학교, 마트 등에서 겪은 소소한 에피소드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교통안전시스템과 무상의료, 공직사회, 무상교육 등의 사회적 문제로 이어져 복지국가 스웨덴을 지탱하는 사회적 인프라의 존재를 생각해보게 한다.
스웨덴의 초등학교 교실에선 모든 아이들이 컴퓨터를 지급받는다. 수업과 과제가 모두 컴퓨터로 진행되는데 혹시 집에 컴퓨터가 없을지도 모르므로 일괄적으로 주는 것이다. 노트와 연필 등 학습 재료도 마찬가지다. 본문의 내용을 옮겨보자면 '반 친구들 중에 나보다 더 좋은 학습도구를 사용하는 친구가 없고, 준비물을 마련해 오지 못해 쩔쩔매는 친구도 없다. 적어도 학교 수업을 받는 면에 있어서는 무척 평등하다'. 교실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평등'인 것이다.
규모있는 회사의 사장이 손님에게 직접 커피를 타주고 복사를 하는 모습도 지은이와 독자들에게 충격을 준다. 직접 커피를 타는 걸 부끄럽다고 여기는 한국 사장님들과 다른, 이 모습도 스웨덴 국민의 정서에 평등이 얼마나 당연하고 깊이 배어있는지 알 수 있는 예다.
모든 병원을 국가가 운영해 1년에 50만 원 이상이 들지 않는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16세가 되면 매달 학비보조금을 받아 자립을 준비할 수 있는 나라. 평등을 중요시하는 모습에 우리 사회를 반성하고, 진정한 복지의 실체를 확인하며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보게 하는 지침서로 읽을 만한 책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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