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
특히 주말이나 일요일 방송되는 프로그램은 모두 사전 녹화한다. (연말 방송시상식 제외)
눈치 빠른(?) 시청자는 알겠지만 녹화방송 진행자는 날씨, 시제 관련 멘트는 절대 금물이다.
기상 이변이나 대형사고가 발생할 땐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녹화방송은 미뤄지기 때문이다.
외환위기로 IMF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20년 전!
모든 방송사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뉴스특보'로 도배(?)했다. 그러다 보니 미리 녹화한 프로그램은 자연스레 외환위기 특별방송으로 송출이 한 주일 미뤄졌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한 주 밀린 녹화방송이 서울에서 특집 편성에 따라 또 연기되더니, 박찬호 야구 위성중계, 박세리 골프 우승 등 위성중계로 무려 두 달이 지나서야 시청자를 만날 수 있었다.
봄나들이 뉴스가 방송되는데 녹화방송 화면 옷차림은 겨울용으로 무장(?)했고, 사정은 출연자도 마찬가지였다.
송출이 두 달이나 늦어지다 보니 개그 방송이 되어 버린 것이다.
출연자들은 녹화 후 바로 방송될 줄 알았을 테고 연말에 녹화하다 보니 당시 출연자들은 "내년", "올여름", "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등의 멘트를 했으니 시청자 항의는 어쩌면 당연하다.
"야! 새해가 언젠데 한 해가 가고 있다고? 사회자는 거기 왜 앉아있어? 약 먹었냐? 귀도 없어?"
늑장 방송이 원수(?)였다.
요즘 같으면 시제가 안 맞으면 재녹화가 기본이지만 당시는 하나뿐인 스튜디오에 출연자를 다시 모셔야 하고 기술직원도 부족해 재녹화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당시 출연자들만 원치 않는 개그 방송을 한 모양새라니….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