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월드 전경 |
“규제 때문에 개발하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끊기면서 몰락 위기에 처한 대전 서구 월평동 ‘패션월드’ 일대를 두고 공통으로 나오는 얘기다.
입지는 좋은데, 사업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규제가 엄격하다는 것이다.
현재 이 일대는 대전시 도시관리계획에 따라 둔산지구 AC4로 불린다. 주소로 따지면 월평동 1491번지(패션월드)와 1498번지(이비가푸드)다. 도시관리계획상 준주거지역으로, 건폐율은 60%, 용적률은 400%다.
상점과 문화·집회시설, 주유소, 교육연구시설, 의료시설, 단독주택, 제1·2종 근린생활시설, 업무시설 등으로만 쓸 수 있는 용지다. 물론 공동주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허용시설의 최고 층수는 6층을 넘어선 안 된다. 바로 옆에 원·투룸 등이 있는 다세대 주택가 역시 6층까지만 높일 수 있다.
패션월드 매장주를 비롯해 인근 다세대주택가 소유주들이 오랫동안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패션월드 한 상인은 “5년 전부터 장사가 워낙 안돼 생계 위협까지 받고 있어 (여러 상인이) 시청과 구청에 여러 번 건의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특별계획구역 변경을 위한 심의를 한 차례 보류했던 대전시 도시계획위원회도 충분히 공감은 하고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사업자가 나타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규제부터 풀면 땅이나 집값만 올라가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보류했을 뿐”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제대로 된 사업제안이 들어오면 충분히 규제를 완화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패션월드 대표위원회는 400억원에 패션월드 전체를 매각하기 위해 최근 부동산시장에 내놨다.
하지만, 규제 완화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문의만 있을 뿐이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패션월드 대표위원회 대부분이 하루빨리 해법을 찾길 바라고 있다”며 “입지와 인프라 등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규제만 완화된다면 사업성은 보장될 것”이라고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주민이나 상인, 또는 이들의 의견을 모은 사업자가 나타나 실현 가능한 사업을 제안하면 문제 될 게 없다”며 “건폐율과 용적률 등 추가적인 규제도 풀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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