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연의 산성이야기] 적성산성, 삼국시대부터 교통의 요충지서 중요 역할

[조영연의 산성이야기] 적성산성, 삼국시대부터 교통의 요충지서 중요 역할

제29회 적성산성(赤城山城 - 단양군 단성면 하방리 성재산)

  • 승인 2018-01-1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적성산성
적성산성/사진=조영연
북동부 태백산에서 발원한 남한강물은 우여곡절 끝에 온달산성 앞을 통과한 뒤 곳곳의 크고 작은 지천들과 합류, 단양을 돌아 남서진하여 내려오며 충주호를 이룬다. 단양읍을 통과 급격히 남쪽으로 꺾인 강은 곧바로 적성산성 서벽 밑을 지나고 다시 꺾여 더 내려가 월악산국립공원 청풍관광단지 옥순봉 밑을 거쳐 충주호로 유입된다.

한편 문경(고모산성)과 죽령을 넘어오는 교통로(현재의 중앙고속도로, 5번국도 부근)는 각각 적성산성의 남벽과 동벽을 거쳐 제천, 한양 방면으로 북진한다. 단성에서는 영주-제천길에서 분기돼 국토의 중앙인 충주로 가는 35번국도가 출발한다. 적성산성의 임무는 이런 육로, 수로들이 교차하는 삼각점에 위치해서 그것들을 지키는 것이었다. 이 교통로들은 멀리는 삼국시대로부터 고려, 조선 나아가 현대(6.25)까지의 우리 역사 속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해 왔으며 그 요충지에 적성산성이 자리했다.

성 위에서는 서쪽과 남쪽 지역과 수로가 모두 감지되며 동쪽은 죽령 문경 등 소백산맥을 통과하는 교통로와 지역이 관찰된다.

서벽과 남벽은 남북으로 진행되는 강과 죽령천을 해자처럼 둔 높은 지형이지만 약간의 사면 속에 적성비 아래 부분까지의 평탄지를 감싸면서 동과 북벽을 축조하여 전체적으로 남북으로 길어진 타원형이다. 대체적으로 외면은 경사가 졌지만 지대가 높은 서북쪽은 외측의 경사가 더욱 심하다. 동남쪽 비교적 평탄한 지역에 건물 등 시설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동벽의 낮은 곳으로 배수구를 냈다. 성벽의 둘레가 약 920m인 테뫼식 산성이며 북동쪽 협축벽 일부가 원형으로 잔존하나 동,서,북벽은 현재 높이와 폭 삼사 미터 정도로 복원된 상태다. 서, 동, 동남에 문지가 있으며 서벽의 문지는 현문 형태로 복원되고 동쪽은 계단을 통해서 휴게소쪽으로부터 오르내리게 됐다. 東國輿地勝覽에 석축. 우물 하나' 등의 기록이 있다. 잔존 원벽이 비교적 얇은 장방형 자연할석들로 가지런하고 섬세하게 싸여진 바는 온달산성과 비슷한 점도 있으나 석재의 두께가 약간 두꺼우며 대림산성이나 장미산성들과는 상당히 다르다. 현재 이들 성들이 어느 나라 성이냐는 단정짓지 못한 상태다.



적성산성1
적성산성 앞 교통로 모습. 앞쪽이 죽령이다./사진=조영연
적성산성비550
단양 적성산성비/사진=조영연
어느 나라가 점령했느냐에 따라 전진기지냐 방어기지냐의 성격이 달라질 것이지만 강을 해자로 삼은 점에서는 북방의 적에 맞서기 위한 신라측의 사용에 더 유리할 것으로 여겨진다.

성내에서는 백제나 신라 등 삼국토기 및 와편들과 더불어 고려유물들도 출토돼 삼국시대에 활발히 활용되다가 고려 때까지도 사용된 것으로 추정한다. 진흥왕 때 세운 적성비의 내용으로 미뤄 고구려와 신라간 쟁패기를 거쳐 6세기 중반 무렵부터는 신라가 확보하여 전진기지로 활용했음을 알 수 있다.

적성산성과 연관된 가장 중요한 사항은 赤城碑(국보198)의 발견이다. 이 비는 1978년 단국대 학술조사단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높이 97×폭 107㎝의 화강암 자연석으로 조성됐으며 위는 넓고 아랫 부분은 뾰족하여 받침돌에 꽂아 놓은 역삼각형 형식이다. 일부 글자가 파손되긴 했지만 남은 430여 자를 통해 당시의 인명, 지명, 관직명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있다.

내용은 대강 이렇다. 大衆 等 喙(훼)部 출신 伊史夫智 등 지휘관 9인에게 왕이 교(敎)를 내린 내용으로 김무력, 이사부 등의 인물도 등장한다. 당시 고구려 영토였던 적성현을 공격, 고구려군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이 고장 적성인으로 고구려군과 싸우다 전사한 也爾次와 기타 관련된 유공자들을 왕이 포상하고 주민들에게 1년간의 세금 면제와 죄수를 사면해 주는 것이다. 진흥왕이 북한산 등 점령지를 점검하고 돌아오면서의 일이다. 아마 영토 확장의 기념과 더불어 점령지를 위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웠다고 여겨진다. 내용으로 미뤄 진흥왕 때(454-551년) 무렵 세워진 것으로 추정한다. 진흥왕은 북쪽으로 진출하던 신라의 영토 확장 과정에서 차지한 함경도 마운령과 황초령, 북한산(경기도), 창녕(경상도) 등에도 巡狩碑를 건립했다.

조영연 / '시간따라 길따라 다시 밟는 산성과 백제 뒷이야기' 저자

조영연-산성필자25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