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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은 문제 있는 사람이 받는 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건강검진을 받는 이유는 많을 것이다. 그중에서 예방차원이 강하지 않을까 본다. 건강검진을 통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병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검사항목도 많이 늘어난다. 그 만큼 자신도 알 수 없는 질환들을 찾거나 예방할 수 있다. 받아야 하지 않겠나. 병은 찾아서 수술이나 약물치료를 하면 되지만 흔히 '상담'을 말할 때 "나는 아무렇지 않아", "나는 문제없는데", "내가 왜 상담 받아야 하는데", "저희 아이만 상담해주세요"라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상담이란 문제 있는 사람들만 받아야 하는 것인가. 답은 물론 '아니다'이다. 매일 자신의 마음을 점검하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하다. 여기에는 자기관리나 자기성찰, 즉 자신(자아)을 인식하는 노력을 늘 해야 한다. 그것을 도와주는 협력조력자의 역할이 바로 상담이다. 다른 의미로는 '멘토'라고 표현해도 좋을 듯 하다.
우울증, 강박증, 편집증, 결벽증, 불안장애 등 정신적인 것과 관련한 사례로 볼 때 대체로 집착이 강하고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다. 즉 과하다는 것이다.
그런 경우 과거의 좋았던 기억이나 슬펐던 기억 및 상처 등에서 떠나려 하지 않는다. 한때 그 기억에 집착해 머물고 싶은 내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 모두 그런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단 사회생활이나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을 뿐이다. 즉 사람마다 그 나름의 상처를 갖고 있고, 또 상처 없는 사람이 없다. 상처를 쉽게 떠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 초조, 당황, 공포, 불신이 계속 싸여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과 만나서 사기를 당하고 배신당한 상처를 갖고 있다고 하자. 그러면 B라는 사람을 만나면서도 B는 분명히 다른 사람임에도 '너도 그렇겠지'라는 편견이나 부정적인 인식으로 바라보게 된다. 결국 B와의 관계도 A와의 관계처럼 되어 버리고 서로에게 불신의 존재로 남게 된다. 그래서 한 번의 상처가 자꾸 이어지면 평생을 가게 되는 것이다. 일상 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과의 감정이 나타내는 관계이다.
작은 허물이나 서로가 좀 맞지 않는 성향 때문에 일들을 진행함에 있어서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어제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좀 더 나은 오늘을 계획할 수가 있다. 결국 자기를 '되돌아보는 것'이 상담이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의 진로 상담 의뢰를 받는 경우를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부모입장에서는 진로만 알고 싶어 한다. 부모들이 잘못 인지하고 있는 부분도 많다. 자녀의 진로를 정확하게 어느 분야라고 알게 되더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질과 성격, 주어진 환경의 영향으로 자신의 진로와 전혀 상관없는 길을 가는 경우가 많다.
또 대체적으로 자녀가 주의산만, 집중력 부족 등으로 상담으로 의뢰할 때 보면 자녀만 상담을 할 경우 결국 자녀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사례들도 많다. 가령 부모가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부모의 마음부터 점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다음 자녀와의 문제를 살피고, 자녀의 마음읽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마음읽기는 자신을 점검하는 것에 앞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자리 잡는 요소이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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