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가락에 맞춰 노인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듯 체조를 하고 있다. 이 춤이 바로 장수춤 체조인 '우리춤체조'인 것이다. 젊고 아리다운 무희(舞姬) 홍명원의 사뿐사뿐 동작을 따라 20여 명의 노인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덩실 덩실 돌아간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흐르고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 용문 종합사회복지관 무용실은 흥(興), 그 자체로 즐거움과 흥겨움이 차고 넘쳤다. 그럴 수밖에, 이곳 책임자이신 김성규 관장님과 이들을 보살피는 진은주 과장도 함께 박수를 쳐주며 흥을 돋아 주고 있었으니 모두가 한 마음이 될 수밖에.
그러니 이곳에 참여하고 있는 할머니들은 모두가 무병하다 했다. 100세 장수시대를 최대한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즐겁게 활동하고 있으니 보람이 있고 관장이하 관계되는 직원들이 함께 동참해주니 마음 편히 뛰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보다 더한 즐거움이 어디 있으랴. 어떤 할머니는 며느리가 차에 모셔오고, 어떤 할머니는 금산에서 아들이 모셔다 준다고 했다. 효부요 효자였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노인들은 나이가 들면 칩거하여 활동력을 스스로 상실하고 있고, 또 운동을 하고 싶어도 노인들에게 적합한 운동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곳 용문동 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매주 수요일 1시에 우리춤으로 인해 노인들의 젊음과 건강이 충전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복지시설이나 요양원 등에서도 노인들에게 춤과 노래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노인들의 건강에 직접적 영항을 줄 수 있는 한국형 춤체조인 '우리춤'을 가르치는 곳은 아직 보급되지 않은 형편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춤인가 하고 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이 정보를 접한 자녀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우리춤을 배우게 하고 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멀리 금산에 사시는 이여순 할머니도 (74세) 오시고, 고정열(69세), 이연수(76세) 할머니는 세종시에서 오신다 했다.
곁길로 새는 이야기 같지만 이곳에 오시는 할머니들 자랑을 안 할 수 가 없다. 왜냐하면 칭찬을 들으시는 할머니들에게 엔돌핀이 솟아나서 더욱 건강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뜻에서다.
금산에 살고 계신 이여순 할머니는 단원들을 수시로 금산 집으로 초대해 푸짐하게 한상 차리시는가하면 묵을 만들거나 오징어도라지무침부터 먹을거리를 잔뜩 싸가지고 오셔서 나눠먹기도 하고, 밭에서 농사지은 걸 가져다 나눠주시기도 하신단다.
김남수 할머니는 춤도 잘 추시고 입바른 소리를 잘하시는 똑 소리 나는 분으로 홍명원 무희가 출강 나가는 곳마다 함께 다니시며 힘을 실어주신다 했다. 이곳에는 연세가 90이 넘으시는 할머니도 계시고 84세나 되신 성남수 할머니도 계시다. 성남수 할머니는 결혼하지 않아 자녀들이 없다하니 얼마나 외로우시겠는가? 마치 홍강사를 막내딸같이 사랑하며 종종 점심도 사주시며 커피도 사주신단다.
60세이신 언니 같은 김화숙씨와 곽정근 큰언니는 두 분 모두 미모가 뛰어나 무용실 전체가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듯 보였다. 타고난 미모를 춤으로 유지한다 하였다. 또한 춤을 전공한 무희보다 춤사위가 멋있다는 김영자(72세), 윤순자(69세) 할머니도 계시고, 편찮은 몸을 이끌고도 하루도 빠지지 않으신다는 남복순 할머니 (81세)와, 복지관 반장을 맡고 게신 차금순 할머니(77세)도 이곳에 오신다. 춤보다는 어울리는 게 좋아서 나오신다는 송영자 할머니(76세), 김희순 할머니(70세), 안미애(70세), 이정희 할머니(71세)도 함께 어울리신다.
노인들이나 부인들을 위한 체조는 우선 스스로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야 할 수 있다. 우리 전통 춤과 전통 음악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동작을 개발한 우리춤 체조는 노인들이 제멋에 겨워 움직이면서 정신적인 기쁨을 누릴 수 있게 창작한 것이 그 특징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춤 체조는 노인들의 심폐기능, 관절 등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운동량과 운동 강도를 조정하였으며 노인들은 외로우니 함께 어울려서 놀 수 있도록 만든 것이 그 특징인 것이다. 넓은 강당에 대형 거울을 마주하게 꾸며진 용문동 종합 사회복지관인 이곳은 교통 좋고 관장이하 8명의 직원들이 모두 친절하다.
그 외에도 이곳은 대전 서구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을 위하여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사회복지 서비스제공과 다양한 복지욕구 해소와 더불어 지역사회의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는 장애아동을 전문으로 교육하는 용문 어린이집이 마련돼 있고, 당구교실, 바둑교실, 정보화교실, 각종 교육교실, 하나와 둘 상담교실이 마련돼 있어 남녀노소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와보라,
'작은 힘이지만 서로 지지하며 함께 활동할 수 있기를 바라는' 임정애 마을 활동가님도 기다리고 있다.
부모님이 외로워하시는가? 이곳에 모셔오라. 부모님이 서글퍼하시는가? 주저 말고 모시고 오라. 관장도 친절하고, 직원들도 모두 친절하며 홍명원 강사도 임정애 강사도 모두 친절한 분들이다. 커피도 있고, 사랑{愛]도 있고, 행복과 건강까지도 있는 곳이다.
보고 싶을 때 못 보는 그리움은 잔인한 그리움인 것이다. 서글플 때 울 수가 없는 것도 잔인한 서글픔인 것이다. 그러니 어서 와서 함께 어울리며 그리움과 서글픔을 해결하도록 하라. 행복과 건강이 기다린다.
김용복 / 극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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