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진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말 그대로, 여기도 'e편한', 저기도 'e편한'이다.
대전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을 대림산업의 아파트 브랜드인 'e편한세상'이 주름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분양을 마친 동구 용운 1구역과 이달 26일 분양을 앞둔 서구 탄방 2구역, 대덕구 법동 1구역, 중구 중촌 1구역, 그리고 서구 도마변동 8구역.
이 5곳 모두 브랜드는 'e편한세상'을 내걸고 있지만 시공사는 다르다.
동구 용운 1구역은 고려개발이, 탄방 2구역 재개발사업은 시공사로 대림산업·고려개발이 선정됐다. 대덕구 법동 주공 1구역은 (주)삼호가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e편한세상' 브랜드를 사용해 총 1503 세대를 짓는다. (주)삼호는 중촌 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도 참여하면서 SK건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촌1구역 사업자선정은 오는 20일 결정될 예정이다.
고려개발과 삼호는 모두 대림산업의 계열사로 'e편한세상'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서구 도마·변동 8구역의 경우엔 대림산업이 한화건설과 공동으로 시공을 맡았다. 두 회사는 별도의 브랜드를 만들어 사용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어 이 사업의 브랜드로 'e편한세상'이 들어설지 한화건설의 '꿈에 그린'이 들어설지도 관심사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대기업들이 'e편한세상'이라는 브랜드를 빌려주며 계열사를 총동원하고 있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계열사들은 'e편한세상'을 빌려 쓰는 대신 사용료(매출의 0.3% 수준)를 지급하고 있다. 계열사들은 브랜드 론칭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브랜드 파워로 사업 수주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 마디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대림산업만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힐스테이트), 효성·진흥기업(효성해링턴), 우방·우방산업·우방건설(우방 아이유쉘), 두산건설·두산중공업(두산위브) 등도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대전 재개발·재건축 시장만을 타깃으로 삼아 진출한 것은 아니고 여타 광역시에 'e편한세상'이 많이 진출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계열사 시공으로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브랜드 공동사용에 지역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에서 계열사 부실시공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관리감독권 강화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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