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최선희의 세상읽기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최선희의 세상읽기

'최저임금 도입에 대한 단상'

  • 승인 2018-01-15 03:53
  • 수정 2018-01-15 08:39
  • 최선희 대전시의회 의원최선희 대전시의회 의원
최선희의원정면3
대전시의회 최선희 의원
2018년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16.4% 인상된 7530원이다. 근로자 입장에서 쌍수 들고 환영하고 있을까.

일부 근로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이고 또한 일부 근로자들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일터 사장님의 한숨 소리가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임금 인상만큼 매출이 올라간다면 무슨 걱정일까 마는 매출은 그대로인 데 임금 인상은 발등의 불이니, 그렇지 않겠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임금이 올라가면 소비가 늘고, 소비가 늘면 기업의 이윤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 기다릴 여유가 없는 경우, 당장 가게 문을 닫는다든지 아니면 한 식구처럼 일하고 있는 종업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금까지 억눌려 왔던 최저임금 스프링이 강하게 튀어 오른다고 생각하고, 근로자의 생활이 좀 더 풍족 해지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현실은 아직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사장님은 갑질 아닌 갑질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근로자는 못내 서운할 수밖에 없는 마음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저임금 7530원은 너무 높다는 것일까. 금년 성과를 두고 보면 명약관화해지겠지만, 정책실패에 대한 기회비용은 쉽사리 복구하기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다.

기회비용을 치르지 않기 위해 최저 임금 제도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겁다.

찬성론은 독일과 같이 최저임금을 높이게 되면,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되어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실업률이 감소하는 등 구조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독일은 2015년 시간당 8.5유로(1만1천 원 정도)로 올라가면서 가계수입은 8.8%, 구매 욕구는 26.5% 증가했으며, 4만 개 이상의 값싼 직업이 없어지고, 5만 개 이상의 정규직 일자리가 생겨났으며, 실업률은 0.6%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론은 최저임금이 너무 높이 책정되게 되면, 최저임금 적용 대상인 단순근로직의 일자리 박탈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2018 중소기업 경기전망·경제환경 전망조사'에 따르면 '81.9%가 채용계획이 없거나 미정'으로 나타났다.

찬·반론 모두 일리가 있다. 그렇다면 찬·반 양론 모두 만족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현재 동일하게 적용되는 최저임금제도를 근무 강도, 생계비 수준,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한다든가 하여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상대적 차등을 두는 방안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최저임금으로 인정받는 임금항목도 기본금, 고정수당 등으로 되어 있지만, 상여금 같은 항목을 포함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은 결국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제는 근로자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꾀하고, 임금율을 높여 소득 재분배를 실현한다.

또한 천부인권을 부여받은 인간으로서, 풍족한 문화생활을 영위하지 못할지라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이다. 그래서 최저임금제는 꼭 필요하며, 국가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칫 속도 조절 실패로 오히려 취약계층의 일자리 박탈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해본다.

이러한 우려로 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한시적으로 일자리 안정자금사업을 실시해 고용불안을 해소할 방침이다. 당장 도움이 되겠지만 지속성이 문제다. 현 정부가 '장밋빛 전망'을 공표하고 있지만 말그대로 장밋빛으로 끝날 우려 또한 적지 않다.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임금이다. 누구나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보장 받는 여유로운 근로 활동 여건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선희 대전시의회 의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1.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2.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