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전·충남·세종 지역은 최저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면서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사람들조차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아침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 점퍼 등으로 몸 전체를 중무장하고 두 손을 주머니에 푹 찔러 넣은 채 서둘러 발길을 재촉했다.
눈이 녹지 않아 대부분 도로는 빙판길로 변했고 도로 위 자동차들은 일제히 속도를 줄이고 느리게 달렸다.
전통시장이나 길거리 노점 등 일부 자영업자들은 아예 가게 문을 닫아 버렸다.
중앙시장의 한 가게 주인은 "앞집 점포는 추워서 손님들도 없다며 문을 닫아버렸다. 괜히 나와서 고생이나 실컷 하고 갈 것 같다"고 전했다.
최강 한파 속 대전 오월드 내 동물원 가족들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관람객들이 썰매장으로 몰리면서 발길 끊긴 동물원의 동물들은 추위를 피해 실내로 터전을 옮겨버렸다.
아프리카 초원이 고향인 기린, 사자, 코끼리 등은 계절별로 사람들이 보약을 먹듯 혹한기를 대비해 영양제도 맞으며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오월드 관계자는 "겨울철에도 기온이 올라가는 한낮에는 2-3시간 정도 사파리를 운영하지만 요 며칠 간은 동물들의 건강 등을 고려해 내실로 모두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추위가 즐거운 동물들도 있다. 바로 늑대나 시베리아 호랑이, 곰이다.
곰은 원래 겨울잠을 자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오월드에 둥지를 튼 곰들은 겨울잠 없이 생생히 겨울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관리 담당 수의사는 "원래 곰은 겨울잠을 자야 되는데 먹이를 주니까 안자고 잘 지내고 있다"며 "12일 같은 추위에는 '오픈 방사'라고 해서 내실과 방사장의 문을 열어놓는다. 동물들이 추우면 알아서 추위를 피해 내실로 들어오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유진 기자 victory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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