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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유어 맨 - 레너드 코언의 음악과 삶 | 실비 시몬스 (지은이) | 정민 (옮긴이) | 알마 |
'아임 유어 맨(I'm Your Man)'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많은 사람들은 한 남자의 목소리를 떠올릴 것이다. '수잔(Suzanne)', '할렐루야(Hallelujah)' 등 수많은 명곡을 남긴 캐나다의 음유시인 레너드 코언. 그의 낮고 중후한 음색이 짙고 무거운 멜로디와 함께 귓가에 맴돈다.
2016년 11월 알려지지 않은 사인으로 잠자리에서 영면할 때까지 40여년간 사랑, 정치, 종교 등 다양한 주제로 2000여곡을 썼던 코언의 일생을 음악 전문 저널리스트 실비 시몬스가 책에 담았다. '모든 것엔 금이 가 있다. 빛은 거기로 들어온다'는 명언으로도 유명한 코언답게, 800쪽에 달하는 이 책의 페이지는 그의 삶에 빛과 물기를 머금은 '금'이 얼마나 많았을지 짐작하게 한다.
코언은 동시대 많은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술, 마약, 여자, 종교에 심취했으며, 심취했던 모든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에게 '자신을 알기 위한 수단'이었다. 10대 시절 스페인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에 '완전히 매혹돼' 시를 쓰기 시작한 그는 1950년대에는 작가 앨런 긴즈버그, 잭 캐루악과 교류하고 비트족과 '여기저기서 마주쳤다'. 1967년 첫 앨범 '송스 오브 레너드 코언 Songs of Leonard Cohen'이 발매될 당시엔 이미 소설책 두 권과 시집 네 권을 낸 작가였다. 많은 여인들을 뮤즈삼아 사랑의 시를 짓고 1994년 돌연 수도자 생활을 결심했으며 2008년에는 매니저의 전 재산 횡령으로 무일푼이 돼 다시 무대에 올랐던 일 등, 싱어송라이터, 작가, 승려였던 그의 일대기가 소설처럼 펼쳐진다.
그가 겪어온 일생이 만들어낸 문학적이고 서정적인 가사와 묵직하게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깊은 감정에 취하고 싶은 날 그의 곡을 듣게 하는 힘이 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이제 막 레너드 코언이라는 가수를 알게 된 고등학생처럼 그의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었다. 종일토록 한 남자의 일생이 아름다운 선율로 흘렀다'는 소설가 김연수의 추천사처럼, 코언의 삶과 음악이 지닌 불멸의 생명력을 느끼게 해 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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