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간판을 내리고 1층에 자동화코너만 운영중인 KB국민은행 가장동지점. |
지난해 은행권은 눈에 띄는 실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점 통·폐합에 공을 들였다. 이는 영업점을 찾는 고객은 갈수록 줄고 ATM 기기, 스마트폰 거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지난해 7월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급성장세도 수익 다변화를 찾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7일 기준으로 가입자 수가 500만명을 돌파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동안 국내 4대 은행(KB국민, 우리, KEB하나, 신한은행)의 점포수는 전국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개(4.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에서도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문을 닫은 점포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가장동, 용문역지점을 비롯해 5곳을 줄인 KB국민은행은 이달 29일부로 오류동 서대전지점을 문화동 기독교봉사회관 1층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기존 통폐합 이후에도 건물 1층에는 자동화코너를 운영하는 곳도 있으나 서대전지점은 자동화코너는 따로 설치하지 않고 완전 이전할 계획이다.
NH농협도 지난 1일부로 대전 서구 둔산동(아너스빌 1층) 대전제일지점을 정리하고 대전교육청 옆 대전중앙금융센터로 통합이전 운영을 시작했다. 기존에 대전중앙지점으로 운영해오다 중앙금융센터로 승격시키고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제2금융권은 시중은행의 통·폐합 기조와는 반대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탄방동 일원에 지하 2층~지상 9층 규모의 신사옥을 신축해 눈길을 끌었던 대전 한밭 새마을금고는 건물 1층에 롯데지점을 운영하면서 커피숍, 병원시설 등을 입주시켜 임대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중부새마을금고도 중구 유천동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회관 신축공사를 진행 중이다. 올 3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에는 금융지점을 비롯해 요양병원 등 의료시설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역 내 최대 성장세를 자랑하는 대전 구즉 신협도 유성 관평동 테크노밸리 인근에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본점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입찰과정까지 끝난 상태로 이달 중 착공해 연내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점포 축소로 불편을 겪는 고객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간판을 내리고 건물 1층에 자동화코너만 운영 중인 KB국민은행 가장동 지점 바로 옆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A씨(50대 초반)는 "자동화코너에서 할 수 있는 입출금 업무는 괜찮지만 통장발급, 금융상담 등은 직접 방문해서 해결해야 하는데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용문점까지 문을 닫아 도마점이나 문화점으로 가야하지만 그나마 거주중인 집에서 가까운 문화점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비대면채널 확대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대목이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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