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선 대전과기대 교수 |
오늘날 전세계 대부분에서 사용하는 그레고리력에서 새해가 시작하는 날을 1월 1일로 정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외 이탈리아, 미국, 체코 공화국 등 많은 국가에서는 새해의 시작인 양력설 1월 1일을 공휴일로 정하여 새해가 주는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또한 많은 문화권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새해가 시작됨과 관련한 희망찬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나라도 '국민과 함께 한 문재인 정부 첫해' 라는 제목으로 2017년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일자리 공약과 소통을 중시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약속하는 2018년'을 시작하는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보편적으로 새해를 맞이하면서 지난해를 정리하며 저마다 새로운 포부와 계획을 세우며 신년달력을 가지고 한 해를 계획하게 된다.
달력은 사물을 통해 시간이 재상되고 일정한 주기마다 재출발 할 수 있는 시간의 마술책 이라 불린다.
달력은 이미 지나간 시간을 주기적인 일상으로 영원회귀시키고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미리 당겨서 숫자로 새겨놓은 미래 비문이라고 한다.
즉, 지나간 시간을 일정하게 반복되는 날짜와 요일로 정련화하여 인식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관념을 고착화하고 거슬러가지 못하는 시간의 비가역성(非可逆性)을 주기적인 일상으로 변화시키는 마술책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이후 종교적 의식이나 중요한 날을 결정하게 되면서 그 의미가 더욱 중시되었다.
과거 인류의 정착생활을 도와던 농경생활이 시작되면서 날짜의 흐름을 파악하여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오랜 시간동안 관찰 결과로 달, 해, 별들의 움직임이 아주 규칙적으로 변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해와 별들의 뜨고 지는 위치와 시간이 계절과 밀접하게 연관됨을 파악하게 되었다.
시간의 마술을 알아내기 위한 인류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인류 최초의 막대기 달력에서부터 고대 이집트의 해시계 오벨리스크, 뛰어난 수학적 계산 능력을 갖고 있던 마야인들이 만들어 낸 두 개의 달력 등 은 각각의 시대와 문화마다 자연의 순리를 받아들이고 그들의 시간으로 재창조해낸 인간의 도전과 노력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낮밤이 바뀌면 다시 새로운 하루가 생겨나고, 하루가 일곱 번 모이면 다시 한 주일이 생겨나고, 하루가 30일 모이면 새로운 달이 시작되어 새로운 해로 이어진다.
주기적으로 재출발하는 시간의 반복성이 곧 '일상'이 되어 삶의 예측과 계획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새로운 시간은 언제나 새로운 일들과 도전을 기대하게 한다.
인간 존재에게 달력에 표현되는 일상이라는 관념은 안심을 준다. 그것은 무한한 우주의 운동을 엄격한 패턴을 통해 익숙한 기호로 바꿔 놓아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할 수 있게 된다.
과거는 지나갔지만 시간은 달력 속에서 다시 돌아온다는 점에서 다가올 미래의 기대와 설렘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다시한번 삶을 기획할 시간의 재탄생을 보여주는 마술책은 아닐까 생각한다.
김종선 대전과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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