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순오 원장 |
대부분의 만성 통증은 그 원인이 근육에 있고, 관절의 이상은 그 근육의 병변이 오래 됐을 때 결과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치료는 관절 자체 혹은 관절 주위에 붙어있는 인대나 건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치료가 그 원인을 치료하지 못하고 결과물을 치료하는데 치중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근육의 이상을 찾아내는 적절한 진단법이 없다는데 있다. X-ray나 CT, MRI에도 근육의 작은 병변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근육 병변에 대한 치료는 크게 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근육을 치료하는 새로운 통증 치료 방법인 ‘자동으로 움직이는 근전도검사(E.M.G) 바늘을 이용한 치료법’, 소위 ‘ADN’(Automated Dry Needling)이라 불리는 치료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놀라운 치료법은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대학병원 출신 통증의학과 전문의인 Anna D. Lee, M.D. 에 의해 개발되었다.
애너 리 박사는 수천 명의 근막통증증후군 환자들을 성공적으로 치료해왔다.
의사들은 연구를 통해 부상을 입은 근육 섬유질을 바늘로 자극하면 근육이 자발적인 경련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발적인 근육경련은 ‘연축운동’(twitch)이라 하며 근육 섬유질이 뭉치는 것을 없애고 근육을 운동시킨다. 이러한 연축운동을 유발해 근육을 이완시키고 통증 사이클을 중단시켜 근육이 치료되는 것이다.
지속적인 연구로 연축 반응이 크면 클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근육 이완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애너 리 박사는 자동화된 기기를 이용하여 EMG 바늘로 기계적인 자극을 일관되고 강력하게 근육에 가하여 국소적인 연축반응을 극대화하여 보다 나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치료 효과는 근육이 이완됨으로써 근육 속의 신경과 혈관의 정상화에 의한 통증부위의 자연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는 데는 급성 통증의 경우 1~4주, 만성 통증의 경우 3~6개월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적용되는 질환은 두통, 어깨통증, 등 통증, 허리 통증, 고관절 통증, 다리 통증 등 근육에 기인하는 모든 통증과 관절의 통증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근전도 검사 바늘을 사용하기 때문에 근육 손상이 적을 뿐 아니라 그 외 부작용으로 멍드는 정도의 출혈과 원래 통증과는 다른 치료 후 통증이 있을 뿐이다.
치료 후 통증은 대개 1~2일이 지나면 해소되고, 대부분의 환자들은 그들이 겪는 원래의 통증과 치료 후 통증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탁월한 치료법이 우리나라에서는 규제에 묶여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의료 신기술로 등록하려 해도 한방의 침과는 전혀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생길 분쟁의 염려 때문에 심사를 보류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의사들이 근육에 관심을 갖고 이 분야의 치료에 많은 연구와 참여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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