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무술(戊戌)년은 ‘나눔과 섬김’의 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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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무술(戊戌)년은 ‘나눔과 섬김’의 해로!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장

  • 승인 2018-01-01 09:59
  • 수정 2018-01-02 09:59
  •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장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장
이동구
이동구(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장)
다사다난했던 정유(丁酉)년은 기울고 무술(戊戌)년 새 아침이 밝았다. 돌아보면 정유년은 아파서 더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갑(甲)질이 판을 친 한해였다. 국정 농단이라는 정치판의 갑질이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흔들었으며 줄줄이 이어진 프랜차이즈 갑질은 기가 찰 노릇이었다. '을(乙)의 눈물'을 어루만져 주겠다는 신정부의 약속을 내내 지켜보고 있다. 또한 리틀 로켓맨의 핵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인해 공포와 불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긴박한 남북 대치상황은 전혀 해결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이처럼 지금 눈앞의 위기도 벅찬데 우리는 무엇보다도 기후변화와 그린에너지,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가득 찬 미래까지 준비해야 하는 감당하기 버거운 숙제가 남아 있다.

금년 6월에는 아주 중요한 지방선거가 있다. 또 막말과 뒷담화가 난무할 것이다. 항상 선거 때가 되면 궁금한 것이 있다. 자기를 "뽑아 달라"고 읍소하려면 적어도 지역주민들을 위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비전과 정책을 잘 알리고 그것을 실천하는데 왜 자신이 나서야 하는지를 충분히 어필해야 한다. 그러나 막상 가 보면 상대방을 헐뜯고 뭉개기 위해 애쓰는 모습만 보인다. 언제까지 네거티브 전략이 통할지 의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런 전략에 말려들어 표를 주는 우리들이 문제다. 정말 그 사람의 진심을 읽고 됨됨이를 살펴봐야 하는데 온갖 감언이설에 쉽게 넘어가는 우리가 문제다.

유혹은 늘 달콤하고 가까운 곳에 있다. 손만 뻗으면, 눈길 한 번만 주면 바로 내 것이 된다. 우리의 품행은 습관에 의해 형성되며 윤리나 도덕이 지켜지는 것 또한 습관의 힘이다. 좋은 습관이 일상생활의 구석구석에 파고들 때 그 사람의 인격도, 그 사회의 품격도 제 자리에 깊게 뿌리를 내린다. 그러나 유혹은 항상 인내력을 시험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찾아온다. 우리나라가 지금도 경제와 정치 양면에서 깊은 수렁에 빠져 헤매고 있는 것도 이런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쉽게 부를 축적하고 우쭐되는 명예와 권력욕이 문제다. 서로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을 때, 그리고 '나눔과 섬김'의 정신이 사회 전반에 팽배할 때 비로소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가르침이 생각난다. '자상자인하지(自上者人下之) 자하자인상지(自下者人上之)' '자기 자신을 스스로 높이려 하는 자는 남이 자신을 낮추려 할 것이며 자기 자신을 스스로 낮추는 자는 남이 자신을 높여 준다'는 진리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 자신을 낮추고 뭇사람으로부터 늘 배운다는 겸손의 미덕이 절실한 때다.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마음의 여유는 점점 사라져가지만 그래도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 계절이다. 진정한 행복은 많이 소유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섬기는 일이 많을 때 덤으로 얻게 되는 선물이다.



고난은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그러나 추운 겨울을 견뎌낸 나무가 봄이 오면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이, 진정한 고난과 시련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크게 성공할 수 없고 눈앞에 다가온 행운도 잡지 못한다. 결국 고난과 좌절에 당당히 맞설 때 행운이 따라온다. 지금 우리 대부분은 고난의 시점에 서 있다. 우리 주위에는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곳이 너무나 많다. 다정한 말 한 마디는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준다. 올해는 가까이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나날이 될 수 있도록 살아야겠다.

사회 공동체에는 각각의 모습만큼이나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이 있기 마련이다. 순간에도 수만 수천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 그 바람 같은 마음들이 한 곳에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대전시민들은 좀 더 큰 동그라미 안에서 '겸손과 배려'의 정신으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면서 긍정적으로 생활하면 좋겠다. 이 동그라미는 자연과 환경과 인간이 하나 되는 공간을 말한다. 이제는 적폐 청산보다는 내 이웃에 관심을 돌릴 때다. 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고, 그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대전시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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