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감과 근로시간 단축 등이 맞물리면서 경영난에 허덕일 것이란 예감이 엄습하면서다.
이 업체 대표는 "안 그래도 극심한 불황 탓에 예년만 못한 공장 가동률을 보이는데, 여기에 최저임금을 올리고 일하는 시간마저 줄이라고 하니 문을 닫아야 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밝은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고자 했지만, 한숨으로 새해를 맞고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새해 첫 달, 대전·세종·충남 중소기업은 경기전망을 암울하게 내다봤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의 경제정책이 기업들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최근 지역 중소기업 288곳을 대상으로 경기전망조사를 벌인 결과, 1월 업황전망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는 85.1로 전월보다 5.7포인트 하락했다.
SBHI는 100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많음을, 아래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지수는 기준치(100)를 한참 밑돌고 있어 기업들의 내다보는 경기가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전망은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큰 내림세를 보였다.
우선 제조업의 지수는 83.6으로 전월보다 5.7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도 이 기간 92.2%에서 86.5%로 5.7포인트 하락했다. 부문별로는 건설업이 70으로 전월보다 6.7포인트 떨어졌으며, 서비스업도 같은 기간 94.2에서 88.5로 5.7포인트 주저앉았다.
이는 올해부터 전년보다 16.4% 오른 최저임금에 따른 인건비 부담감과 근로시간 단축 등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는 진단했다.
이는 지역 중소기업이 갖는 경영애로사항에도 드러난다.
지역 중소기업들은 경영애로(중복응답)로 인건비상승(45.9%)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내수부진(35.4%), 업체 간 과당경쟁(32.5%), 인력확보난(29.5%), 원자재 가격상승(19.4%)순이다.
내수부진 탓에 제조업의 공장가동률도 밑바닥이다.
지난 11월 지역 중소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7%다. 평균 가동률은 보유 생산설비의 월간 생산능력대비 월의 평균 생산량을 비율화 한 것으로, 통상 80% 이상 가동 때 정상으로 판단한다. 가동률이 낮다는 건 공장이 문을 닫거나 문을 열고 있어도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올해 공장가동률은 70% 초반에서 머물고 있다. 정상 가동률인 80%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역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이 기업을 옥죄고 있어 관련 정책의 뒷받침과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지역의 한 경제계 인사는 "30인 미만 사업장의 특별연장근로가 허용돼야 지역 중소기업이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수도권뿐만 아닌 지역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살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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