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내일채움공제, 일부 기업 채용공고에 악용

2년 장기근속 시 1600만원을 신입직원에게 주는 청년내일채움공제가 일부 기업들의 채용공고에 악용되고 있다.

연봉란에 신입직원에게 급여하는 금액에 정부에서 지원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더한 액수를 연봉으로 표기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31일 취업포털 사이트 채용공고를 살펴보면 일부 기업들은 연봉란에 신입직원에게 급여하는 금액에 내일채움공제를 더한 금액을 연봉으로 포기한 기업들을 더러 볼 수 있다.

가령 연봉이 2200만원이라면 여기에 내일채움공제 1600만원을 더한 3800만원으로 표시한 곳을 더러 볼 수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취업자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이 제도는 청년이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해 가입하고서 2년간 근속하면 1600만원에 이자까지 더해준다.

이는 정부지원 900만원과 기업 기여 400만원, 본인 적립 300만원으로 구성됐으며, 목돈을 마련할 기회를 제공한다. 청년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혜택을 준다. 청년 인턴 또는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를 채용한 기업은 공제 가입 시 정부가 2년간 700만원을 지급한다.

자세한 지원 내용을 살펴보면 기업이 공제에 가입하면 인턴 기간을 포함해 첫 3개월간 180만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청년은 2년 근속 후 추가 1년 더 근무하게 되면 100만원 적립 시 300만원의 추가 지원으로 총 2000만원의 목돈이 생기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연봉으로 책정해 채용공고를 내는 건 일종의 비열한 수법이나 다름없다.

아직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은 탓에 이를 미쳐 보지 못한 취업준비생들은 저열한 꼼수라며 비판한다.

취업준비생 김 모(29) 씨는 "생각보다 연봉이 높아 지원하려던 찰나에 내일채움공제가 합쳐진 연봉이란걸 보고 한숨밖에 안나왔다"며 "취업준비생을 두 번 울리는 일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최 모(31) 씨도 "이런 수법으로 연봉을 써놓았을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힐난했다.
방원기 기자 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