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일수일을 하는 태일(황정민)이의 돈 수금장면부터 시작된다.
돈을 빌린 이가 돈을 갚지 않자 입에 휘발유를 머금는 장면은 처음 관람객들의 눈을 자극한다. 태일이 얼마나 독한 남자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사채업자 친구과 동업을 하며 빌린 돈을 대신 받으러 다니는 태일은 이 장면에서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휘발유를 입에 머금고 함께 죽자고 덤빌 때 돈을 빌린이가 아이 학원비라고 말하자 일부의 돈을 다시 그사람 손에 쥐어준다. 비록 돈을 받고자 물불을 안가리는 캐릭터이지만 가슴한켠엔 따뜻함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준다.
영화에서 태일은 한 여자의 돈을 받으러 간다. 여기서부터 태일의 사랑은 시작된다.
나이 마흔에도 형네 집어 얹혀살며 시장통에서 빚을 수금하는 사채업자인 태일이지만 빚을 받으러 다니며 만나는 여자인 호정(한혜진)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가장 자신이 남자다운 방법이라 고안해낸 자신을 만날때마다 빚을 깎아주겠다는 조건을 내건다.
하지만 호정은 태일을 밀어내기만한다. 지속적인 만남에도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던 호정은 태일의 진심어린 마음에 서서히 눈길을 주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병원비를 위해 사채를 끌어다 쓴 호정은 이때 아버지를 여의게 되는데, 여기서 태일이 시장통 사람을 한데 끌어모아 상주노릇을하자 마음의 문이 서서히 열리게 된다.
빌린 돈을 악착같이 받아내는 태일이었지만 앞서 학원비는 남기고 돈을 가져가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상인들을 불러모았고, 호정의 마음에 문에도 서서히 온기가 전해진다.
이를 계기로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은 달콤한 핑크빛 미래를 꿈꾸지만 태일은 갑작스레 교도소에 들어가게 된다.
2년 뒤 출소해 무엇 때문인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남자라는 이유로 호정에게 말하지 못하는 태일의 모습은 가장 순수하게 여자를 사랑했던 남자의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남자 태일이 호정을 만나면서 겪게되는 가슴아픈 이야기가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차마 사랑하는 여자에게 말 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관람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또 태일이가 아버지에게 "정말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데, 그 사람은 아버지가 없다. 아버지가 아버지처럼 잘 대해줘야한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함에 있어 진정 가슴으로 사랑을 하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추운 겨울, 한 남자의 가슴으로 하는 사랑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남자가 사랑할 때'를 추천한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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