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전청사 2017 결산] 산림청 강원 산불에 눈물, 문화재청 문정왕후 어보 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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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대전청사 2017 결산] 산림청 강원 산불에 눈물, 문화재청 문정왕후 어보 환수

관세청 내외부 악재에도 사상 최대 규모 금 밀수 적발
조달청 나라장터 내년부터 국방상용물자까지 거래
특허청 소상공인 아이디어 모방 사례에 첫 시정 권고
통계청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 첫 발표로 정책 자료 제공

  • 승인 2017-12-29 12:00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정부대전청사는 밤낮으로 환하게 불을 밝힌 채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8개청에서 1부 7청으로 변화했고, 새 청장들이 내정되면서 정부의 기조에 발맞춘 정책을 지속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 중도일보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정부대전청사 1부 7개청의 최고의 뉴스를 선정했다. <편집자 주>

관세청 금괴
한중일 3개국에 걸쳐 조직적 범행으로 드러나 금괴 밀수단 검거는 올해 관세청 최고의 뉴스로 꼽혔다.


은밀한 곳에 금을 숨겼다? 최악 그리고 사상 최대의 밀수



▲관세청은 올 한해 사건 사고가 가장 많았던 기관 중 하나다. 면세점 비리, 최순실 사태, 비트코인 등 전국적인 이슈의 중심에 서 있으며 공직기강이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했다. 내외부 안팎으로 계속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관세청은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다는 평이다.

2017년 관세청 최고의 뉴스는 항문에 금괴를 숨겨 입국한 밀수조직을 검거한 사건이다. 5월 23일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은 금괴 2348㎏ 시가 1135억 원을 밀수출입한 4개 조직, 51명을 적발했다. 검거된 이들은 여행객인 것처럼 가장해 금괴를 밀수출입 했는데, 인체 삽입이 용이하도록 금괴를 둥근 깍두기 형태로 특수제작해 매회 1인당 5~6개를 포장 없이 항문에 은닉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한중일 3국에 걸쳐 조직적 범행이었고, 금괴 적발 수량이 2348㎏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적발된 금괴 밀수 사건 중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관세청은 금괴 밀수에 대응하는 특별수사반을 편성 운영하게 됐다.

나라장터
나라장터는 2002년 개설된 공공기관 물자구매, 계약 입찰 통합시스템이다. 조달청은 나라장터를 통해 정부의 기조인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나라장터, 벤처 창업기업에도 열린 문

▲조달청은 새정부 기조에 맞춘 일자리 창출과 고객 중심 조달행정 발전전략에 집중한 한 해였다. 이 가운데 조달청을 대표하는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는 2002년 10월 구축돼 현재 15년째 운영되고 있다. 조달청에 따르면 나라장터는 내년 초 개편작업에 들어가고 변화된 IT 환경에 맞춰 새롭게 정비할 예정이다. 올해 나라장터는 시장진입의 문을 넓혔다.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벤처와 중소기업이 공공조달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았다. 일정 금액 미만 물품 용역은 실적제한을 원칙적으로 폐지해 진입-성장-도약의 조달시장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나라장터를 통해 국방상용물자를 구매한다. 1조5000억 원 규모로 피복과 급식, 유류 등 3100여 개 품목이 해당된다. 이 업무를 위해 방위사업청 인력 24명이 조달청으로 옮겨온다. 조달청 관계자는 “나라장터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국방상용물자를 이관해 온 일은 조달청의 위상이 높아진 올해의 역점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특허청
왼쪽은 (주)이그니스의 상품, 오른쪽은 엄마사랑의 모방상품이다.


‘소상공인을 보호하라’ 부정경쟁방지법

▲특허청은 올해 소상공인의 특허권을 지키는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하며 특허시장의 질서를 바로 잡았다. 올해 처음으로 스타트업 상품을 형태 모방해 판매한 기업과 대형마트에 생산 판매 중지 권고가 내려졌다. 이는 지난 7월 부정경쟁방지법 개정 시행 후 특허청에서 조사와 시정권고를 한 첫 사례다. 특허청은 (주)이그니스가 개발한 상품을 모방해 제작한 (주)엄마사랑과 이를 판매한 홈플러스에 판매 중지를 권고했다. 사회적 약자의 아이디어를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철퇴를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사건으로 꼽힌다. 김태만 특허청 차장은 “상품형태 모방행위는 비용과 노력 없이 선행개발자의 시장선점으로 인한 이익을 훼손하고 개발자의 이익에 무임승차하는 부정당한 행위”라고 말했다. 특허청은 이번 시정 권고 조치로 식품업계에 만연해 있는 상품모방행위가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단속조사를 강화해 조사전단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통계청 1


대한민국 국민 삶의 질을 관측하다

▲통계청 2017년 최고의 뉴스는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 발표다. 삶의 지수는 웰빙이나 국민 삶의 질 측정에 대한 필요성에 따라 작성됐다. 올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 삶의 질과 사회발전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 해 국민 살의 질 제고 정책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했다는 평이다. 더욱 특별한 것은 삶의 질 지표가 2009년 연구수행을 시작으로 올해 첫 종합지수가 작성됐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는 2006년 기준 년도 대비 2015년 11.8% 증가했다. 종합지수는 전반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다. 국민 1인당 실질 GDP 증가율의 약 41.3%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교육과 안전, 소득소비, 사회복지 영역은 종합지수의 개선을 견인했지만, 가족공동체와 고용과 임금, 주거, 건강 영역은 전체 종합지수보다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삶의 질 종합지수는 12개 영역별로 시계열 변화추이를 모니터링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작성됐다.

문화재청
문정왕후어보는 조선 왕실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문화재 중 하나다.


대통령 전용기 타고 돌아온 왕과 왕후의 어보

▲지난 7월 대통령 전용기 코드 원에는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권위를 상징하는 문화재 두 점이 탑승했다.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가 그 주인공이다. 문화재청은 올 해 최고의 뉴스로 지체 없이 어보 환수를 꼽았다. 어보는 6.25 전쟁 이후 무려 국새 포함 412점을 도난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9년 시민단체가 LA 박물관에서 문정왕후어보가 전시되고 있음을 확인했고, 문화재청과 정부는 한미 수상공조를 통해 박물관과 긴 협상을 끝으로 어보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문정왕후어보는 명종 2년 중종비인 문정왕후에게 성렬대왕대비의 존호(덕을 기리는 칭호)를 올리는 것을 기념하고자 제작됐고, 현종어보는 효종 2년 현종이 왕세자로 책봉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다. 문정왕후어보에서는 희미하게 적인 묵지를 발견했다. 묵지에는 육실대왕대비라 적혀 있었는데 이는 문정왕후와 중종이 모셔져 있는 종묘 육실과 의미가 일맥상통한다. 문정왕후와 현종의 어보는 지난 8월 국민에 공개됐다. 현재 공식적으로 국외소재 문화재는 16만 점, 비공식적으로는 40만 점이 있다.

야간산불
올해는 크고 작은 산불이 많았다. 특히 5월에 발생한 강원지역 산불은 피해면적은 물론 이재민까지 발생했던 최악의 산불로 기억되게 됐다.


강원도를 태운 검은 재앙, 산불

▲산림청은 1년 내내 산불로 쉴 틈 없는 시간을 보냈다. 지난 5월 강릉과 삼척, 상주 3개 시군에서 발생한 산불은 재앙 수준이었다. 4일간 계속된 산불로 피해면적은 1103㏊, 피해액은 119억 2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산불로 주택 43동이 소실됐고, 8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된 인력과 장비도 사상 최대였다. 강릉 지역에는 1만2782명과 헬기 47대, 삼척은 2만3059명과 헬기 96대, 상주에는 2146명과 헬기 32대가 진화에 애를 썼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산불 진화 과정에서 헬기 1대가 고압선과 충돌하며 비상착륙 하는데, 이 사고로 헬기 정비사 1명이 순직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강수량이 많지 않고 산림이 매우 건조한 상태이기 때문에 작은 불씨가 큰 화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올해 가을 산불은 예년보다 73% 증가했고, 쓰레기를 불법소각하다 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동절기로 접어드는 지난 11월에는 산불위기경보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주의로 상향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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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은 입영문화제를 개편해 가족과의 추억을 만드는 공유의 시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홈페이지


입영문화제, 헤어짐이 아닌 축제로 바꾸다

▲병무청은 올해 입영문화제를 축제의 장으로 변화 시켰다. 2011년부터 시작한 입영문화제는 그동안 입대하는 훈련병과 가족들의 헤어짐을 상징하며 눈물을 쏟던 모습으로만 기억됐다. 병무청은 훈련병의 사기를 높이고 추억을 만들자는 의미에서 올해 4월부터 색다른 입영문화제를 시도했다. 아버지를 업고 걷는 어부바길, 사랑의 편지쓰기, 무료 즉석사진 촬영, 군악대 공연 등 추억 만들기 위주의 프로그램을 설정했다. 여기에 입대하는 지자체와 연계해 시티투어를 협약했다. 입대전 가족들과 여행을 테마로 음식점과 숙박업소를 할인해주고 있다. 병무청은 공정한 병역문화에도 방점을 찍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병역기피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총 공개대상자 266명 가운데 대전 10명, 충북 8명, 충남 8명 등 지역민도 포함돼 있었다. 기피유형으로는 현역입병 기피가 가장 많았다고, 국외 불법체류자도 절반 이상이었다. 병역기피자 인적사항 공개제도는 2015년 7월1일부터 시행됐다.

중기부
중소벤처기업부는 외청에서 부로 승격하며 위상이 달라졌다. 홍종학 초대장관은 소상공인의 수호천사를 자부하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외청에서 정부 핵심부처로 날다

▲2017년 7월26일 산자부 외청이던 중소기업청이 정부 핵심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로 몸집을 키웠다. 1996년 신설 이후 약 21년 만에 화려한 비상의 날개를 펴는 순간이었다. 중기부는 창업과 재창업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정책 목표를 세웠다. 창업하기 좋은 나라, 경제 성장의 실핏줄이 되는 벤처 창업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큰 비전을 품고 출발했지만, 중기부는 수개월간 장관이 내정되지 못했다. 벤처기업인 출신의 장관 후보자를 찾고 있던 청와대는 고군분투했고 박성진 후보자를 낙점한다. 역사관, 종교관 들 자질논란 파장이 커지며 결국 낙마했다. 청와대는 벤처기업인 출신에서 국회의원 출신으로 눈을 돌렸고 홍종학 후보는 인사청문회의 파고를 넘어 출범 118일 만에 초대장관으로 임명됐다. 홍종학 장관은 소상공인의 수호천사를 다짐하며 창업생태계 조성과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 중기부는 신설 초기부터 부처가 모여 있는 세종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까지 이전 혹은 잔류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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