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산업노동조합 대전본부와 서비스연맹 대전충북본부, 민주노총 대전본부가 26일 대전 이마트 둔산점 앞에서 신세계가 추진 중인 주 35시간 근로제가 부당하다고 규탄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
업계 최초로 도입된 주 35시간 근무제는 1일 7시간씩 기존 40시간보다 적게 일하며 일 가정 양립을 추구하자는 취지인데, 정작 근로자는 신세계의 꼼수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노조로 구성된 마트산업노동조합 대전본부는 26일 대전 이마트 둔산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세계가 도입한 주 35시간 근무제는 겉으로는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적은 시간에 노동강도는 같은 불필요한 정책이라고 규탄했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바라봤을 땐 적게 일한 만큼 돈을 적게 받는 게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정부분 꼼수가 존재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마트노조는 "내년부터 주 35시간으로 변경하면 현장에서는 오전조와 오후조가 맞물리는 시간도 줄어들게 되는데, 2명이 함께하던 일을 혼자서 해야 하는 부담감이 근로자를 힘들게 할 것"이라며 "노동시간으로 단축된 인건비는 인력충원과 신규고용으로 재투자하지 않으면 꼼수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시간이 줄고 노동강도가 높으면 강화에 상응하는 시간당 임금이 뒤따라야 주 35시간 근로제에 실효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들은 야간근로수당을 주지 않으려는 꼼수라고 힐난했다.
현재 대부분의 이마트는 밤 12시 폐점하는데, 주 35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 오후 11시로 1시간 당겨진다.
이렇게 되면 야간근로수당 1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은 받지 못한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타 지역의 한 이마트의 경우 오후 11시로 폐점시간을 앞당겼고, 거기서 일하는 지인이 9개월간 받은 돈이 야간수당을 받았을 때보다 150만원이나 적었다"며 "주 35시간으로 바뀌면 대전 이마트에도 이런 형식으로 임금이 줄어들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폐점이 한 시간 일찍 끝난다고 해서 곧바로 퇴근할 수 없는 구조"라며 "가령 밤 12시까지 해왔던 일을 1시간 일찍 당기려면 그에 맞게 일의 강도가 높아지고, 혹여라도 끝내지 못했을 경우 다음 근로자에게 손해를 끼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주 35시간 근무제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근무시간 단축은 임직원의 휴식이 있는 삶과 일, 가정 균형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고, 임금의 하락없이 근로시간 단축된다는 측면에서 파격적인 변화로도 볼 수 있다"며 "제도 도입을 위해 2년여 간 체계적으로 준비했고, 대표교섭노조와도 사전 협의를 하는 등 적절한 절차를 밟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취지인만큼 시작도 하기 전에 반대를 할 것이 아니라 그 취지가 계속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며 또 한편으로는 상호 협조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며 "회사 역시 이 제도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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