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공사장 주민간 갈등 지속…대책 마련 필요

서구 탄방동 재건축 공사장 분진으로 인근 주민들과 갈등 빚어
내년 상반기 대전시 재개발재건축 물량 많아…도심속 공사 갈등 방지 주력해야

서구 탄방동 한 아파트 재건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분진으로 주변도로가 안개가 낀 것처럼 변했다. 독자제보 사진

도시재생사업 추진으로 사업 현장 인근 주민들과 공사 참여 건설업체 간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지역 건설업계와 서구청에 따르면 서구 탄방동 한 아파트 재건축 공사장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관할 구청으로 부터 비산먼지 억제조치 미흡에 따른 '해체작업 사용중지명령'을 받아 공사를 일체 진행하지 못했다. 공사장 주변 주민들이 건축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 진동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관할 구청에 민원을 접수했고, 담당자가 점검한 결과 철거하는 과정에서 비산먼지를 억제하기 위한 살수 등의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이 공사장은 방음벽을 설치하지 않은 채 나무를 제거하다가 적발돼 구로부터 개선명령을 받은 바 있다.

인근 주민들은 이 아파트 공사장 관련 민원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진행되는 철거 작업에 분진으로 바로 앞에 차량도 볼 수 없을 정도라는 게 인근 주민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주민 A씨는 "제대로 물도 뿌리지 않고 철거를 하고, 분진이 많이 발생하는 건물 하체를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공사를 했다"면서 "최대한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공사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 너무 대책없이 공사를 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주민 B씨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사를 하는 통에 일상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서 "최소한 주민들에게 공사 과정을 상세히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재생 사업의 경우 도심 속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공사기간 동안 분진·소음과 관련된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주민들은 분진과 소음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고, 사업에 참여한 건설업체들은 민원으로 인한 과태료 등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양측 모두 원활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행정기관도 적극적인 개입이 쉽지 않은 데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있지만 주민이나 시공사 모두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신규택지 공급이 없는 대전시는 내년 상반기에만 4160가구(일반분양 2051가구)의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분양에 나선다. 앞으로 재개발·재건축 공사가 진행되는 지역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도 최대한 자제한다고 하지만, 인근 주민들 입장에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라면서 "지자체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중재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