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도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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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도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 세상을 꿈꾸며

2017 대전 노숙인 추모제

  • 승인 2017-12-25 11:45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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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타살로 외롭고 쓸쓸히 거리에서 죽어간 분들을 기억합니다. 노숙인도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 세상을 꿈꾸어봅니다. ”

1년 중 가장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 가난과 질병, 사회적 낙인으로 한 평생을 노숙인이라는 멍에를 메고 살다가 쓸쓸히 생을 마감한 노숙인을 추모하는 '2017 대전 노숙인 추모제'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대전노숙인추모제는 지난 22일 오후 7시30분부터 대전역 광장에서 '노숙인도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 세상을 꿈꾸며'라는 주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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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노숙인 추모제가 시작된 것은 2003년 동짓날로 당시 벧엘의집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전·세종·충남지회가 노숙인의 건강권과 인권을 보장하고 불평등한 사회를 치료하자며 첫 추모제를 지냈다. 이렇게 시작된 추모제가 올해로 15년째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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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노숙인 추모제는 벧엘의집(담당목사 원용철)이 주관하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전·세종·충남지회(지회장 박경남)와 빈들감리교회(담당목사 남재영), 새벽(담임 김철호 목사), 양심과인권-나무(상임대표 문성호, 사무처장 이병구), 성서대전(대표 김신일 목사)이 공동주최했다.

이날 추모제는 한 인간으로, 한 사람의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똑같은 인생이지만 노숙인이라는 낙인이 찍혀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채 쓸쓸히 죽어간 이들을 추모하고,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는 사회, 노숙인도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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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모제는 오후 6시 30분부터 노숙인 인식 개선 홍보물 전시와 추모의 글 한마디 등의 사전행사가 진행됐다. 이어 오후 7시30분부터 본격적인 추모행사가 시작됐다. 조부활 목사(벧엘의집 실무목사)의 사회로 1부 추모예배에서는 빈들감리교회 남재영목사가 "국민이면 누구나 충분하게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하고, 가난한 사람이나 거리로 내물린 사람들의 사람다운 생활을 보장해줘야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며, 더 이상 거리에서 돌아가시는 분이 없는 세상이 민주주의가 실현된 세상이다"라는 내용으로 설교했다. 이어 김신일 목사(성서대전)의 사회로 진행된 2부에서 벧엘의집 원용철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한 해 동안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타살로 사라져간 넋을 추모한다”며 “노숙인도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 되어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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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순서에서는 사망자 명단이 낭독됐다.

최경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전·세종·충남지회 소장은 "의사로서 아픈 사람의 마음을 알려고 하지 않았고 소외된 죽음을 외면했고 더 이상 그들을 위해 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의사들을 대표해 부끄러워 하겠다"는 내용의 추모사를 발표했다.

문성호 상임대표(양심과인권-나무)는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은 내일을 희망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고, 가난 때문에 슬픔과 고통 속에서 목숨을 잃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정의롭지도, 평화롭지도 않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세상이다"는 내용의 추모사를 발표했다.

노숙인 시설 울안공동체 당사자인 강한동씨는 "사회구조의 모순과 거대한 자본의 흐름에 떠밀려 자신도 모르게 거리로 내몰린 님들, 이승에서의 아픈 상처는 기억 저편에 묻어두고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한 삶을 누리소서"라는 내용의 추모시를 방송했다.

이후 길가는밴드(대표 정현호)의 추모공연과 을지대 봉사동아리인 ‘나누리’ 강순성 회장의 노숙인 선언문 낭독, 헌화와 분향이 이어졌다. 3부는 벧엘의집에서 준비한 동지팥죽을 참석자들과 함께 나누는 것으로 2017년 대전 노숙인 추모제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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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철 목사는 “문재인 정부가 이땅에서 죄인처럼 살아가는 노숙인들의 손을 잡아 주어 그들도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노숙인에 대한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노숙인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본소득제를 도입해야 하고, 노숙인의 주거지원 정책을 확대해야 하며, 노숙인 의료체계를 개선하고, 공공의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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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모제 참석자들은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는 사회, 노숙인도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함께 힘을 모아 노숙인도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민으로 제대로 대접받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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