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사가 참여하지 않은 사업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신탁(信託)은 믿고 맡기는 것으로, 신탁사는 말 그대로 관리와 처분을 맡는 회사다.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시행 후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 오랫동안 지지부진하거나 표류 중인 사업은 물론, 최근에는 상가나 호텔사업까지 신탁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편한세상 대전 에코포레 조감도 |
용운동 297번지 일원의 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으로, 모두 2267세대(일반분양 1320세대) 규모다. 재건축조합이 한국토지신탁에 신탁을 맡겨 추진 중인 사업으로, 시공사는 대림산업과 고려개발이다.
애초 이곳은 2014년 동문건설이 시공을 맡아 관리처분인가까지 받았지만, 또다시 여러 문제가 불거지면서 표류해온 곳이었지만, 신탁사 사업대행자 방식을 도입해 분양까지 이르렀다.
문화2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조감도 |
이곳은 정비사업 조합이 설립됐지만, 사업성 부족과 추진과정에서의 변수 등으로 지연됐다는 점에서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조합의 업무를 신탁사에게 맡기는 방식을 택했다. 지하 2층에서 지상 최고 27층 8개 동 764세대(임대 40세대)를 조성하는 사업에 신탁사가 참여하면서 시공사(대림산업과 고려개발) 선정 등의 절차가 탄력을 받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신속과 공정, 투명한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대행자에게 신탁했다”며 “8·2부동산 규제대책에 이어 집단대출 규제 등 추가 정책이 발표되면서 안정적인 사업비 조달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성구 도룡동에 조성 중인 '도룡코아루스마트리치'도 마찬가지다. 지하 4층 지상 20층의 2개 동에 266실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이 사업 역시 한국토지신탁이 시행한다.
내년 1분기 선보일 예정인 중구 오류동 '서대전역 코아루 써밋'도 한국토지신탁이 맡아 준비하고 있다. 지하 5층∼지상 32층 1개 동에 아파트 154세대와 오피스텔 62실, 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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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 관계자는 “신탁은 안정성을 보장하고 예기치 않은 변수로 사업 지연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에 따른 이익 일부를 신탁사가 가져가는 대신, 자금력을 갖춘 신탁사가 참여하면 사업 기간이 단축되고 곳곳에서 문제가 됐던 조합의 비리나 횡령 등도 차단할 수 있어 최근 전국적으로 신탁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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