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위협이 계속되자 북한에서 7200km 떨어진 하와이에서는 지난 1일 북한의 가상 핵미사일 공격을 알리는 경보 사이렌과 함께 주민 대피훈련을 실시하였고 일부 학교에서는 수업 도중 학생들이 숨는 훈련도 실시하였다. 이는 냉전 이후 30여 년 만에 실시된 핵공격 대피훈련이라고 한다. 일본은 지난 3월 17일 아키타현 오가(男鹿)시에서 최초로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정한 대피훈련을 실시하였으며, 이르면 내년 1월 도쿄(東京)에서도 실시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972년 1월 '방공·소방의 날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전국단위 민방위 대피훈련을 처음 실시하였고 1988년까지 매달 1회씩 실시하다가 점차 축소되어 최근에는 6~8회를 실시하고 있다. 민방위 기본법에서는 매월 15일을 민방위의 날로 정하고 있으나 정부는 훈련일정과 실시여부를 조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금년도는 총 8회 훈련(민방공 대피 훈련 3회, 재난대비 훈련 5회)이 계획되어 있으며, 이 중에서도 '핵 대비 민방공 대피 훈련'은 단 1회(을지연습과 연계하여 8월에 실시) 뿐이다.
미국의 애슈턴 카터 전 국방장관은 지난 10월 11일 미국 WBUR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강력한 압박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강압외교' 전략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늦추고 이를 되돌리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 같은 노력이 실패하면 전쟁이라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였다. 미국 공화당 중진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은 12월 3일(현지시간) CBS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의 위협에 대해 미국의 선제공격 논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미국은 지난 11월에 핵추진 항공모함 3척과 이지스함 등을 동해상에 전개하였고, 이번 달에는 F-22, F-35 등 최첨단 항공 전력을 투입하여 한국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하였다. 이는 외교·경제적 대북제재와 함께 군사적으로도 압박수위를 강하게 밀어 붙임으로써 북한의 핵무기 무장화와 탄도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방책이다. 또한 유사시를 대비한 최첨단 전략 무기 자산을 투입한 사전 군사훈련과 전장 환경 숙달이다. 이러한 '강압외교'전략에도 김정은은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 같다. 또한 북한은 한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스커드 계열 미사일 수백 발을 보유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만약이라도 김정은의 오판으로 소형화된 핵미사일이 순식간에 우리 상공에 떨어진다면 국민들은 완벽하게 대피를 잘 할 수 있을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국민들의 생명을 1차적으로 보호해 줄 수 있는 대피가 과연 단 1회 뿐인 '핵 대비 민방공 대피훈련'으로 충분한 효과가 있는지를 정부에서는 신중히 고려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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