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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가정주부 K씨는 4살 된 딸아이에게 부지불식 간에 소리를 버럭 지른다고 고백을 했다.
한참을 얘기하다보니 자기는 친정어머니의 모습을 닮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저는 엄마가 너무 싫었어요.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아서 어린나이에 가출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느새 친정엄마처럼 아이에게 행동하는 저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엉엉 울기 시작한다.
다른 예가 있다. 똑같은 궁형지문을 지닌 30대 L씨는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고 일처리능력이나 대인관계, 자녀양육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모든 면에서 월등하다.
그녀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부모님의 바른 인성을 그대로 흡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주어진 환경, 부모의 영향에 따라 성격형성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사람마다 자라난 환경이 다르다. 그리고 그 환경을 그대로 흡수했다고 해서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진 않는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자신의 행동양상을 바꿀 수가 있다.
인생의 모든 기초는 부모를 통해 배우게 된다. 부모의 소통을 보면서 대인관계를 형성해나간다. 하지만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하더라도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는 자신의 삶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다큐프라임 <엄마가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을 보면 엄마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아빠가 달라졌어요>,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등의 다양한 코멘트가 생겨나기도 한다. 양육을 하는 엄마가 자녀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아빠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상담을 받으면서 '왜 엄마가 달라져야 해?' 하면서 고민하는 엄마가 있다. 상담 받은 후 부모는 자녀양육의 모든 면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것을 알면서 스스로를 이해하게 된다.
아이 양육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엄마에게 배운 게 삶의 전부예요'라고 말할 정도의 힘이 있다.
'딥스'라는 책은 아동심리치료에 있어서 고전으로 평가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버지니아 액슬린은 심리적·정서적 장애아들을 위해 놀이치료라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그리고 어린이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주기 위해 활동했다.
딥스의 부모는 딥스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행복했다. 그러다 계획하지 않은 아이를 임신하게 되자 부부관계가 소원해지고, 뱃속의 태아에게 부정적인 감정, 언어, 행동을 사용했다.
딥스는 태어날 때부터 정상 아이와 달랐다. 어머니는 원치 않았던 아이였기 때문에 자식을 거부하게 된다. 딥스의 탄생으로 인하여 부부관계도 점점 멀어지고,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딥스는 지능지수는 높았지만 정신발달의 어려움을 가져오면서 결국 정신분열증을 일으켰다.
버지니아 액슬린은 이런 상황에 놓여 있는 딥스를 놀이치료법을 통해 치료하는 과정을 '딥스'라는 책에 담았다. 딥스는 부모의 부정적 처사에 가로막혀 자신을 꽁꽁 숨겨야 했지만 온몸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놀이치료'를 통해 치유를 받는다. 그 과정에 부모 또한 심리치료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마음가짐과 태도는 자녀에게 평생을 좌우할 만큼 큰 영향을 끼친다. 또한 부모의 감정과 심성까지도 그대로 흡수하게 된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은 정말 중요하다. 또한 얼마만큼 자신의 삶을 잘 개척하느냐에 따라 성장의 크기는 달라진다.
김종진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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