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계획을 짤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볼 것인가, 그리고 잠자리 순이다.
이런 정보는 지자체 홈페이지나 포털 사이트 정보, 블로그 등에서 찾아 메모해 둔다. 새롭게 찾는 곳이면 지자체 관광 담당자에게 연락해 관광안내 책자를 미리 신청받아 요긴하게 활용한다.
이렇게 완벽한 준비가 끝나면 여행 목적지로 출발한다. 처음 찾는 여행지가 새로운 볼거리들이 많은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반면, 두 번째 방문하는 곳은 식상하기 마련인데, 의예로 뭔가 새로운 것들이 생기는 곳도 적지 않다. 그래서 여행은 늘 색다름을 느끼는 즐거움일지도 모른다.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전남 등 각 지역마다 볼거리와 먹거리들이 풍부하다. 이런 요소들은 스토리텔링으로 꾸며져 여행객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재미를 선사한다.
그런데, 여행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대전은 왜 10년 넘게 그대로 일까?
다른 지역에서 새로 만들어져 스토리텔링화 돼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는 것들을 대전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도 그렇다. 타 지역에선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했던 곳이라도 소소하게 생각하지 않고 관광 명소로 소개해 관광객들을 끌어모은다. 대전은 어떤가? 수십 건의 영화, 드라마 촬영을 했지만, 제대로 된 안내판조차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안 좋은 환경 때문에 대전의 관광산업 경쟁력을 뒤쳐지게 만든다.
최근 발표된 관광 수치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대전엑스포과학공원과 꿈돌이랜드 철거 후 유료 관광객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대체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탓인데, 남아 있는 다른 관광시설들도 유료관광객 수가 함께 감소하고 있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을 닫기 전, 엑스포과학공원은 100만여 명, 꿈돌이랜드는 53만여 명의 유료관광객이 방문했었다. 두 시설의 철거로 대전시 인구와 같은 153만여 명의 유료관광객이 사라졌다. 여기에 지속 증가하던 오월드 방문객도 2014년 122만명의 정점을 찍다가 2015년부터 감소하다 지난해 115만명 수준으로 줄었고 올해도 120만명을 넘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런대도 대전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전세종연구원 홈페이지에서 '대전 관광'으로 검색해 보면, 2004년 1월에 발간한 '대전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관광객 유치방안', 2007년 12월 발간한 '대전 관광이미지 발굴과 활용방안' 연구보고서가 끝이다. 최근 10년간 대전 관광 관련 연구가 없었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명품 관광도시가 되기 위해선 대전만의 특색을 살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천편일률적인 계획이 아닌 대전 도시만을 내세울 수 있는 색깔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시가 최근 수립한 6차 대전권 관광개발계획은 여러 분야를 총망라했다. 그러나 크게 내세울 만한 관광 요소들이 부족하다. 또 실행계획도 구체적이지 못하다.
오는 2019년은 대전시가 광역시로 승격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대전이 명품 관광도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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