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수조에서 핵종이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는 방사선 차폐용 수조 고온층이 연구원이 정한 안전기준 1.2m보다 70㎝ 낮은 0.5m로 확인되면서 11일 자정 12시 31분 하나로 원자로를 완전히 정지했다.
하나로는 국내 열 출력 30MW급 고성능 다목적 연구용으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중성자 이용 지원 등에 활용된다.
수조 고온층은 원자로 노심이 들어 있는 수조수 상부에 45℃ 이상의 고온층을 약 1.2m 깊이로 만들어 수조 내 방사성 핵종의 상승을 막는 일종의 방어막이다. 이는 방사성 핵종이 공기 중에 나오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쉽게 말해 물로 된 뚜껑을 핵종이 나오지 못하게 틀어막은 것이다. 원자력연구원은 10일께 모니터링 중 안전 기준에 못 미치자 11일 가동을 멈췄다.
하나로 가동이 멈추자 시민단체인 핵재처리 실험저지를 위한 30㎞(이하 30㎞연대)는 무리하게 재가동을 추진해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측에서 경제적인 논리만 앞세웠을 뿐 시민 안전에 대한 완벽한 대책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30㎞연대는 지역사회에서 논의가 완전하게 이뤄질 때까지 가동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번 가동 중지에 따라 제3자 검증단이 들어가서 재검증을 해야 한다고 힐난했다.
또 하나로는 30MW라는 적은 출력규모에 비해 많은 방사성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고, 이중 기체성 폐기물의 양은 상업로인 발전소보다 많거나 비슷한 상황이라 비난했다. 30㎞연대는 재가동 이후 6일 만에 멈춘 하나로의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 시민에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자 30㎞연대 집행위원장은 "우선 건물이 너무 낡았기 때문에, 시민단체 측에서도 재가동 시 많은 검증 등을 요구했는데, 무리하게 경제적인 논리만을 내세워 가동하다가 멈추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며 "멈춘 이유를 시민에 공개적으로 알려야 하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했을 땐 모든 시민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모든 걸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자력안전연구원은 방사선 준위 등은 평상시와 똑같은 수준이고, 원자로 건물 내부 방사선 준위도 평상시 변동범위를 유지하고 있어 안전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원자력안전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원자력안전연구원과 함께 협조해서 원인을 파악해 이후 하나로를 재가동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이 완전하게 만족할 때까지 원인을 분석하고, 수조 고온층이 형성되지 않은 원인을 완벽하게 파악해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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