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세월에 누렇게 쇤 갈대가 하늘거려도 그림이 되는 곳. 상류에서 내려오는 금강의 물결마저 한 폭의 산수화가 된다.
'갤러리 봄'에서 바라보는 대청호는 눈이 닿는 곳 어디나 예술이다.
“단순히 그림을 구경하는 갤러리가 되기보다 여러 사람이 찾아오는 유럽식의 문화 살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천상 소녀'인 백영주 관장의 갤러리 봄은 복합적 문화가 공존하는 문화 살롱이다.
한 달에 한 번 기획전, 한 달에 한 번은 음악회, 무용· 시 등 예술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무한 변신한다.
백 관장의 혼이 담긴 '세상을 읽어내는 화가들의 수다 2'가 출간을 앞두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그림 이야기'를 토해 내는 백영주 관장을 대전 대덕구 대청호에 연해 있는 문화살롱 '갤러리 봄'에서 만났다.
갤러리 봄 백영주 관장 |
-책 집필에서 명화 강의, 또 갤러리 운영까지. 명화처럼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는가.
▲서울과 대전에서 강의를 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하루하루가 파티 혹은 이벤트 같은 나날이었던 것 같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인데, 이 가운데서 미술 수업을 듣는 회원들과 정기적으로 다니는 미술관 탐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갤러리 봄은 원래 취수장이었다고 들었다. 지금은 종합적인 예술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봄은 문화살롱이다. 그림과 음악회, 무용과 문학 등 종합적인 문화 예술을 복합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유럽의 살롱문화를 대전에 구현시키기 위해 만들었다.
' 격이 있는 놀이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전시라는 정형적인 틀에 갇히지 않고 문화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매달 다양한 이벤트와 기획 전시를 시도하는 갤러리는 사실 흔치 않다.
-작년에 출간된 '세상을 읽어내는 화가들의 수다 1'에 이어 '화가들의 수다 2'가 나온다는데.
▲'수다 1'에선 19세기까지의 르네상스 시대 그림을 읽었다면, '수다 2'는 현대 미술 위주로 작성했다.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현대미술은 난해하고 어렵다고 생각한다.
책에는 현대미술을 어렵지 않도록 쉽게 설명했다. 사실 현대미술을 해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내가 느끼는 감상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 '그림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스타 강사로 살았던 올 한 해를 돌아본다면.
▲나를 소개해야 할 때면 ‘그림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림을 전래 동화처럼 친구와 이야기하듯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이해력 향상은 물론 새로운 시각으로 미술을 알게 하는 것에 목적을 뒀다. 최근 대전에서 서울과 수도권으로 명화 강의의 영역을 넓혔다.
분주하게 서울과 대전을 오가면서 그림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
-누구나 예술과 함께하는 삶을 꿈 꾸지만 생활 속에서 예술을 즐기는 방법은 어렵다. 그런가?
▲예술은 어렵지 않다. 현대미술은 '내가 보고 느낀 것'이 정답이듯 삶에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예술과 함께하는 삶이 된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자주 접하고 기회가 된다면 전시회를 보면서 삶의 활력을 찾는 것이 좋다.
-내년에 예정된 갤러리 봄 전시회가 있나.
▲한정된 지역을 넘어 다양한 구성으로 관람객들의 욕구 충족에 힘쓰고 있다. 내년에는 박재동 화백과 판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봄에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
-지역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 전시회가 자주 열려서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에서도 메세나 운동으로 문화복지를 장려해준다면 더욱 좋겠다. 그리고 작가들이 자신만의 틀에서 나와 시민들과 소통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전에도 좋은 작가들이 많지만 작품으로만 만나고 있어 아쉽다. 작가도, 시민들도 깨어있는 마인드로 예술과 소통한다면 대전도 문화의 도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대담=오주영 편집부국장·정리=이해미 기자·사진 동영상=금상진 기자
'화가들의 수다' 두번째 이야기가 곧 출간된다. |
"그림 이야기만 하게 되면 설레고 흥분된다"는 충남 부여 출신이다. 대학시절 미스코리아 대전 충남에 선발될 정도로 인물이 훤하다.
백 관장은 "예술은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예술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후 '문턱 낮은 미술관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에서 '갤러리 봄'을 열었다. 미술 강좌와 함께 와인파티,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미술체험 등을 개최하며 지역 문화 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밭대 산업디자인학과와 한남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과를 졸업했다. 캐나다 'HUMBER COLLEGE ART&SCIENCE' 와 'TORONTO UNIVERSITY HISTORY OF ART'를 수료했다. 예원대 창업대학원을 졸업했다. 한양대에서 멀티미디어 영상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영상대 겸임 교수, 대전인재개발원 강사, 대전시민대학 교수, 충남도 희망마을 가꾸기 자문위원, 원자력연구소 등 각 연구소 미술 특강, 중도일보 독자권익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 건축심의위원(경관, 색채) 등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SBS라디오 이숙영의 러브FM에서 '백영주의 귀로 듣는 미술관'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이해미 기자와 백영주 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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