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바쁜 중소건설사들, 최소 자본금 유치에 실적 관리까지

중소건설사들, 연말 결산시기에 분주
자기자본금 예치와 시공능력평가 준비에 골머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말이 다가오면서 대전·충남지역 중소건설사들의 '마음'이 바쁘다.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당하지 않기 위해 최소 자본금 유치 주력하는 한편, 내년 사업을 위한 시공능력평가를 앞두고 수주 실적까지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11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소 건설사의 자본금 등록기준은 자본금 정산제도에 따라 연말 결산 시기인 12월과 다음 해 1월까지 종합건설은 5억~24억원, 전문건설은 2억~20억원의 자기 자본금을 법인통장에 예치하고 잔고를 증명해야 한다. 또한, 3년마다 시행하는 주기 및 불시 조사 등을 추가로 받는다. 만약 자본금이 미달될 경우 영업정지 처분을 받거나 등록이 말소된다.

이 때문에 중소 건설사들은 매년 연말, 연초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비상이 걸린다. 하지만 올해 은행들이 건설사들에 대한 대출을 줄이면서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은행들이 건설업을 위험 업종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대출 한도는 적고 금리는 높은 실정이다. 특히 올해는 금융규제가 한층 강화돼 은행 문턱이 더 높아졌다. 자본금이 부족한 일부 영세 건설사와 실제 시공 실적이 없는 건설사들은 연말 대부업체나 사채업자를 찾고 있다. 금융권에서 대출이 쉽지 않은 만큼 고금리 단기 대출을 받아서 잔고증명 유지 기간동안 자본금을 채워 넣기 위해서다. 지역 중소건설사 한 관계자는 "잔고를 증명하는 기간에 맞춰 돈을 채워넣기 위해 노력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었다"면서 "은행 대출이 쉽지 않아 고금리 대출을 받아서 시기를 넘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자 부담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실적 채우기도 중소건설사들을 힘들게 한다. 건설사들은 이달 수주실적에 따라 올해 목표 달성 희비가 갈릴 수 있다. 대한건설협회나 대한전문건설협회는 매년 연말과 연초 업체들의 전년도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등을 종합평가해 각 업체가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금액으로 표시한다. 일 년 내내 '몇 위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데다 공공사업의 경우 시공능력평가 순위에 따라 입찰제한을 둬 건설사의 일감확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더욱이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당초 예상보다 증액되긴 했지만, 감소 폭이 여전히 크고 부동산 시장 규제, 금리 인상 등 악재로 건설부동산 시장 전망이 어둡다. 지역 건설사 한 관계자는 "연말 수익이 나지 않는 공사들도 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는 적자를 보는 공사까지 하는 업체도 있다"면서 "연말에 다소 무리한 공사를 해서라도 한해 수주실적을 잘 맞춰야 내년 사업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