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상] 중소기업이 행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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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세상] 중소기업이 행복해야 한다

전원식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회장

  • 승인 2017-12-10 12:06
  • 신문게재 2017-12-11 22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전원식
전원식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회장
정부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려하면서 중소기업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다.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생산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려면 추가 고용이 필요하다. 또 주 52시간 근무를 하면 현재까지 해왔던 일을 휴일로 돌려야 하는데, 이렇게 되려면 휴일 추가수당을 줘야한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선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근로시간 단축이 현실화되면 제조업과 중소기업이 떠안아야할 부담금은 막막한 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근로시간 단축의 비용 추정 보고서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일주일 최장 근로 시간이 52시간으로 제한·규정되면 기업이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12조 3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깊숙이 살펴보면 휴일근로수당 중복가산 적용 등에 따라 근로자에게 연 1754억원을 추가로 지급해야한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서 인력부족 현상까지 나타난다고한다. 26만 6000명의 인력부족 현상과 더불어 이를 추가적인 고용으로 대체하려면 현급·현물급여 등 직접 노동비용으로 연 9조 4000억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에 대한 교육훈련비와 직원채용비 등 간접 노동비용도 2조 7000억원이나 든다. 제조업이 가장 큰 타격이다. 보고서에서는 근로시간 단축비용인 12조 3000억원의 60%에 해당하는 7조 4000억원이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운수업도 근로시간 단축 비용이 1조원에 육박한다. 제조업이 운수업과 다른 업종에 비해 현재 초과근로 시간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역은 제조업이 많은 곳이다. 가뜩이나 현재 지역 제조업 상황은 좋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가 지역 중소기업 288곳을 대상으로 '업황전망 중소기업건강도지수'를 조사했을 때 이달 지수는 90.8로 전월보다 1.9% 포인트 하락했다. 지수는 100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많음을,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여기서 제조업은 이달 90선이 붕괴된 89.2로 전월보다 1.9%포인트 낮아졌다. 공장 가동률도 정상치 아래다. 10월 지역 중소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70.5%다. 이는 9월 72.6보다 2.1%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통상 80% 이상 가동 때 정상가동으로 보고 있는데, 이보다 9.5%포인트나 아래로 내려간 상황이다.

안 그래도 지역 중소기업들은 인건비에 허덕인다. 지역 중소기업 중 45.9%가 인건비 상승을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을 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여기에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현상 탓에 인력확보난이 28.9%로 다수를 차지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근로자의 임금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보관·창고업, 도·소매업, 숙박업, 음식점, 주점, 미용·욕탕업 등도 통상 장시간 근무가 많이 발생하는 사업인 것을 감안하면 그 영향은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자의 장시간 근로를 좁혀주고, 극심한 실업난을 완화하기 위한 근로시간 단축은 필요하다.

국내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지난 2015년 기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766시간을 크게 상회한다. 또 근로시간 단축이 고용 유지와 창출을 위한 대안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정작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안 그래도 불황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 이를 버텨내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

속도 조절을 해야한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장했던 것처럼 300인 미만 기업에 한해 근로시간 단축을 4단계로 나눠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 단조 등 뿌리산업 등에 대해서는 특별연장근로와 같은 예외 규정을 두고, 업종별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

급박한 근로시간 단축은 중소기업이 극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이중 삼중의 부담에 따른 추가 비용 문제로 존폐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부작용을 줄이는 지혜다. 중소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시간을 갖고 미비점을 보완하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현실을 관찰해야 하는 게 우선 과제다. 전원식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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