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 (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
30여년전 이른바 서울공화국(?) 시절 때 서울에서 현안이 발생하면 지방은 마치 영화의 엑스트라처럼 무조건 서울 보도 내용에 뽕짝(?)을 맞출때다.
서울에 폭설이 내렸다. 대전과 충남은 눈발만 비추었을 뿐인데 서울 본사에서 재난방송이 긴급 편성됐다.
부산, 대구, 대전방송 순으로 방송에 참여하란다.
"여긴(대전/충남) 눈이 거의 안 내렸는데요!" 라고 연락하니 서울 편성책임자는 그래도 방송에 참여해 달라고 한다.
교통방송 리포터들은 눈이 내릴 때 교통체증이 극심해 할 말이 많아 신난다고 한다. 그러나 눈은 커녕 자동차도 쌩쌩 달리는데 폭설 피해 리포트 방송을 하라니 눈이 많이 오고 피해라도 있어야 장화홍련전(?) 식으로 엮을텐데 할 말이 없다.
방송을 하라니 하는 수 밖에….
"에! 대전은 금방이라도 폭설이 내릴 것처럼 하늘이 잔뜩 찌뿌려 있습니다.(사실은 뻥!)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대전에 큰 눈 예보는 없지만 북태평양 고기압 어쩌구 저쩌구…(중략) 폭설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라고 읊어(?)댄다.
폭우때도 마찬가지다. 대전은 강우량이 한 자리 숫자인데 서울 잠수교가 물에 잠겼다고 대전에서 방송에 참여하란다.
구색을 맞추겠다는 신념(?)으로 리포트를 시작한다.
"대전은 비는 거의 내리지 않았지만 폭풍전야 같이 고요합니다. 정말 고요합니다."
할 말이 없다보니 반복하고 5년전 비 피해까지 들먹인다.
서울지역 방송에 손뼉을 쳐주다보니 억지춘향 식이다. 웃기지도 않던 개그방송! 이제는 없겠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