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출신 카스모바 굴나즈씨(왼쪽) 부부 |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의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시간이 빨리 흐른 것 같지만 생각하면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소련시절, 공무원 가정에서 자라고, 키르기스스탄의 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공부했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 언니가 한국어 공부를 해보라고 조언해서 한국대사관에 있는 한국어교육원에 입학해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게 되서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재미있고 쉬워졌습니다.
한국어교육원에서 공부할 때 남편을 만났습니다. 1년 동안 서로에게 한국어와 키르기스스탄을 가르쳐주면서 2009년에는 결혼을 하고, 키르기스스탄에서 살아왔습니다. 5년 동안 키르기스스탄에서 1남 2녀를 낳았고, 막내딸이 태어난 뒤 한국으로 왔습니다.
한국에 가면 아이들이 적응하기 힘들 것 같아서 키르기스스탄에서부터 미리 한국어를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한국에서 아이들이 언어로 인한 어려움을 많이 겪지 않아서, 이중언어로 가르치기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공기부터 사람까지 키르기스스탄과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한국의 언어·문화·음식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처음 2년 동안 적응하기 힘들어서 한국에서 정착 중인 외국인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조금 크고 난 뒤, 남편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1년 정도 회사에서 통역 업무를 하다가 이사를 가서 회사를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있으면 일하기 힘들었지만 노력하고, 남편 사업을 도와주면서 일을 계속 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남편 일을 도와주는 것은 남편 사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의 노력 때문에 더욱 든든한 것 같습니다. 또한 다문화 행사 있을 때 참여할 수 있으면 참여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다문화 여성들에게 가만히 있지 말고 활동하면서, 힘든 일을 다 이기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는 일은 곧 모두 가족을 위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포기하지 말자!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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