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찬반 논란 끝에 장대네거리 설계방식을 최종 결정한 상황에서 특정 단체의 입김으로 또다시 격론이 벌어진다면 국비 반납과 함께 무기한 사업 지연 사태에까지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조승래, 한국당 이장우, 정용기 국회의원. |
당시 이헌승 의원은 설계변경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교부된 예산 299억원 중 2017년 실집행액이 800만원에 불과하고 대부분 예산이 2018년도에 재이월 또는 이월될 것으로 예상해 내년 예산(안)중 100억원을 감액 조정하려 했었다.
이를 위해 예결위에 서면질의까지 했지만, 최종 내용에선 빠졌다. 조승래·이장우·정용기 의원 측이 이헌승 의원을 설득했기 때문이다.
예산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유성복합터미널 완공 시기까지 BRT 연결도로 준공이 불가한 데다, 사업 지연 시 애초 산정한 보상비가 571억원에서 600억원을 초과할 수 있었다.
특히, 토지보상비를 제외하면 공사 추진이 어려워 2018년 사업비 200억원(국비 100억원, 지방비 100억원)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대전시의 강력한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모 보좌관은 “당시 예결소위가 화요일이라 월요일 오전까지 (이헌승 의원을) 설득해야 했기 때문에 일요일 아침부터 대전시와 정신없이 대책을 마련할 정도였다”며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사업 전체가 흔들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예산을 지켰는데, 이번엔 대전시개발위가 발목을 잡고 있다.
대전지역 엔지니어링과 건축, 전기 등 건설 관련 업계가 포진한 대전개발위는 사업 구간 중 하나인 장대네거리 설계방식을 고가의 입체교차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종 결정된 방식은 평면교차로다. 애초 입체교차로도 설계안 중의 하나였지만, 두 가지 방식을 놓고 수많은 전문가들이 오랜 논쟁을 거쳐 최종 결정된 건 평면교차로다.
이렇게 결정된 설계방식을 토대로 당장 내년 3월 착공을 앞둔 상황에서, 개발위가 뒤늦게 설계 변경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개발위 관계자는 “뒤늦게 주장한 게 아니라 잘못된 방식이라는 걸 늦게 알고 바로잡기 위해 나선 것”이라며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설계변경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시청사 |
시 관계자는 “20억원을 들일 정도로 오랫동안 찬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평면교차로로 결정한 것”이라며 “현행법상 불가능 하기도 하지만, 또다시 설계변경을 주장한다면 사업비 반납까지 감수해야 하고, 특히 기획재정부와 행복청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오랜 논쟁 끝에 나온 결론을 신뢰하는 게 상식”이라며 “개발위가 건설 등 특정업계의 이익과 직결된 사안에 집중하는 의도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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