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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에 올해 해외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 훈풍이 불면서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중국,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거나 상승 흐름을 보이는 등 호조세를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를 벗어나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렸다. 하지만, 원화 강세의 충격이 환손실을 예고하고 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6일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잔액은 80억4600만 달러(약 9조1724억 원)로 지난해 60억700만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연말 1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해외주식 투자 붐은 높은 투자 수익률 때문이다.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외 증시는 흐름이 더 좋다. 중국 증시는 텐센트 등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나스닥 지수도 올해 18.52%나 올랐다. 미국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올해 국내 증시에서 독주한 삼성전자를 능가했다.
해외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환율 하락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한 달 전 달러당 1130원이던 원화는 1084원까지 내려갔다. 환헤지 없이 그대로 환전돼서 투자하는 경우 해외 주식에서 수익이 나도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면 환차손이 불가피하다.
지역 금융투자업 한 관계자는 "환헤지 없이 해외투자에 나설 경우 해외 주식이 좋고, 그 나라 통화가 강세면 이익이 크게 난다. 그러나 해외주식이 나빠지고,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손실도 그만큼 급격히 늘어난다"면서 "해외 투자 시 환리스크를 관리하지 않으면 수익의 대부분을 환율로 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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