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정대훈, 김기현 선수 모습. 사진제공은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리빌딩을 전면에 내세운 한화가 몸집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화가 지난 25일 한국프로야구(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제외명단에는 차일목, 정현석, 김경언, 김원석, 정대훈, 김기현 등이 포함됐다. 앞서 한화는 박성호와 이성진, 신세진, 김병근 등 육성선수 신분 선수들도 방출했다.
차일목과 정현석은 현역 은퇴 후 코치로 변신했다. 김경언은 일찌감치 전력 외 통보를 받았고, 김원석은 SNS막말 논란으로 방출됐다.
눈길이 가는 선수는 정대훈과 김기현이다. 정대훈은 희소성이 있는 언더핸드 투수이고, 김기현은 한화에 부족한 좌완투수로 쓰임새가 있다. 하지만 한화는 젊은 선수 육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들과 이별을 선택했다.
언더핸드 투수인 정대훈은 지난 2008년 2차 5라운드 전체 39순위로 한화에 입단해 10년간 팀에서 뛰었다. 1군 통산 152경기에 나서 7승3패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34를 기록했다. 2015·2016시즌에는 불펜에서 힘을 보탰지만, 올해는 부상과 재활로 시간을 보냈다.
2군 퓨처스리그도 지난 4월 19일 서산 삼성전에 불펜으로 등판한 것이 전부다. 언더핸드 투수가 부족한 한화는 정대훈을 지속적으로 활용해 보려고 했지만, 계속된 부상으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 결국 1985년생으로 만 32세의 나이가 젊은 한화의 방향성과 맞지 않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좌완투수 김기현은 지난 2012년 NC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으나 방출된 뒤 2014년 한화 육성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1군 2시즌 통산 78경기 1승1패4홀드 평균자책점 4.87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5시즌에는 54경기에서 1승3홀드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김기현은 경찰야구단에서 2년간 복무를 했다. 경찰야구단에서는 첫해 부상으로 2군 퓨처스리그 7경기에 나섰지만, 올시즌에는 27경기에서 1패5홀드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최근 제대 후 김기현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에 참가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했지만, 팀 사정 상 방출 통보를 받았다.
정대훈과 김기현은 모두 현역 생활을 이어가길 희망하고 있다. 정대훈은 국내리그에서 드문 정통 언더핸드 투수로 여전히 희소성을 갖고 있다. 김기현도 좌완 원포인트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몸 상태가 관건이다. 한화를 떠난 두 선수가 새로운 팀에서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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