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출범식이 30일 개최될 예정이나 행사장은 ‘대전’이 아닌 ‘서울’로 알려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의지를 의심케하고 있다.
중기부는 7월 출범했고, 지난 21일 홍종학 장관이 임명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
오랜 시간 장관 공석으로 출범식이 미뤄져 왔던 터라 장관 내정 이후에는 출범식이 수일 내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왔다.
출범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모아 지면서 취임 후 첫 대전방문, 벤처도시의 상징성까지 더해질 것으로 지역 관계자들은 예측해 왔다.
예측과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중기부 출범식은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30일 개최되는 벤처창업페스티벌과 연계해 출범식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대전이 아닌 서울에서 진행된다”고 밝혔지만, 벤처와 중소기업은 물론 중기부의 터전인 대전지역민까지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1998년 중소기업청이 정부대전청사로 이전되면서 근 20년을 대전에서 뿌리를 내려왔다. 중기부와 대덕특구 그리고 수많은 벤처와 중소기업은 중기부를 중심으로 대전의 실핏줄로 성장해 온 것이 사실이다. 부 승격이 이뤄지면서 자칫 중기부가 세종으로 이전할 수도 있다는 설이 돌았고 대전시는 중기부 잔류를 위해 힘써왔다. 하지만 출범식이 서울에서 진행된다는 점은 결국 중기부와 대전의 연결고리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겠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벤처기업 관계자는 “중기부 출범식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벤처도시 대전의 상징성은 물론 정부와 핵심 부처가 벤처와 중소기업에 힘을 실어주리라 믿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출범식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아쉬움이 큰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중기부가 있는 대전에서 출범식을 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이다. 자칭 벤처창업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대전의 상징성을 위해서라도 지역에서 출범식을 여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전 첫 방문 불발도 매우 아쉽다.
중기부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부처이자 키워드인 만큼 출범식에서 문 대통령이 보여줄 의지는 중기 관계자들에게 파급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시장이 없는 지자체에 대통령 방문은 의미있는 행보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전은 시장 공백 사태가 이어지면서 지역민은 물론 공직기강에 내홍을 겪고 있다. 중기부가 대전을 떠나 서울에서 출범식을 진행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문까지 좌초되면서 시민들이 느낄 상실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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