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갑사지구에 송진 취채 상처를 지닌 소나무 |
계룡산국립공원 갑사지구에 해당하는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일원에는 V자 형태의 상처를 지닌 소나무 30여 그루 자라고 있다. 이곳 소나무들은 밑동에서 약 1m 높이에 껍질이 완전히 벗겨진 채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날카로운 물체로 나무에 V자 베어내기를 수십 차례 반복했는지 쭉쭉 긁어낸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고, 상처 부위는 다시 유합되지 못한 채 보기 흉하게 말라 있다. 어떤 소나무는 어른 손바닥 두 개가 펼쳐질 정도로 상처가 넓었고, 자신의 복원능력으로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상처는 깊어 보였다.
이들 상처 소나무군락이 일제시대 송진 수탈의 현장으로 보존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
때문에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청과 공동으로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 전국 분포도를 제작 중이며, 산림문화유산으로 등록해 피해 수목을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제의 목재 수탈과 노동력 착취 흔적을 보존하려는 것으로 올 연말까지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계룡산 갑사지구 송진 수탈현장은 산림청에 새롭게 보고된 것으로 국립산림과학원은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협조해 현장조사를 벌일 전망이다. 또 나무가 고령화돼 일부 피해목은 이미 고사하고 있어 역사적 증거를 지자체 차원에서 안내판과 보호조치를 지금이라도 진행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전통방식의 송진 채취는 상처 부위가 다시 유합되는 형태이지만, 사진상의 계룡산 피해목은 일제강점기 후반 과다하게 상처내고 채취된 현장과 같은 모습"이라며 "계룡산에서도 수탈 수목이 있다는 제보가 접수된만큼 수목을 문화자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며 시민들의 제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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