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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분은 아버님과 연락이 되기 전에는 댁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돌아가신 사모님 산소에 매일 가셔서 시간을 보내셨다고 하셨다. 80세가 넘으니 주위의 친구들은 거의 돌아가시고 아들과 둘이서 살지만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 늦게 퇴근하는 아들은 얼굴을 볼 수 없었다고 하셨다. 무료함에 매일 1시간이나 걸리는 아내의 산소에 일삼아 출근을 하셔서 청소도 하시며 시간을 보내시다가 3시나 되어서 댁으로 돌아오시곤 하셨다고 한다.
그러시다가 아버님과 연락이 된 후론 매일 아버님 댁으로 일주일 내내 출근을 하신다. 아내 산소에 매일 다니실 때는 할 일이 없어 무료함에 가셨기 때문에 갔다오는 길 내내 아내 생각을 하시면서 우울했다고 하셨다.
아내도 없고 친구도 없는 이 세상에 산다는 것이 별 의미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친구인 아버님을 만나고 부터는 아버님을 만나러 다니시는 길이 즐겁기가 그지없다고 하신다. 아버님께서도 혼자 무료한 시간을 보내시다가 친구분이 생기니 두 분이 서로 의지하며 즐겁게 지내시는 모습이 며느리인 나로로서는 다행이다 싶었고 두 분의 모습이 무척 좋아 보였다.
우리의 삶에서 만남의 관계가 잘 조화된 인생은 보기에도 아름답다. 살아가면서 인생을 동행할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외롭지 않고 행복하겠는가?
우연히 '인생을 동행할 친구가 있다면' 이라는 글을 보게되니 아버님과 친구분의 모습을 보는 거 같아 두 분에게 전해 드리고 싶다.
김소영(태민) 수필가
고단하고 힘든 인생길이지만
함께하는 벗이 있음에
서로를 의지하며 모진 어려움도
감내하며 걸을 수 있습니다.
수많은 세월의 흐름 뒤끝에
그대와 내 머리에 하이얀 서리가 앉고
얼굴들엔 나무 등걸과 같은
주름이 덮는다 해도
진실로 서로를 위하고 아끼며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인생의 친구이길 원합니다.
오래오래 우리들 벗되어
함께 머물다 늙은 먼 훗날엔
두 손을 맞잡고 공원도 산책합시다.
그러다 쇠잔한 기력에
그것마저도 힘들면 이따금은
벤치에 앉아 휴식도 취해 봅시다.
그리곤 그런 시각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지내 보낸
우리들 사랑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잔잔하나 소중한 행복과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우리들
그런 침된 친구이기를 소망합니다.
하늘이 부르실 그 날 그때까지
나 그대만을 사랑하리니
그대가 기쁘면 나 또한 기뻐할 것이며
그대가 슬프면 나 또한 슬퍼할 것입니다.
그러다가 하늘의 부름을 받아
행여 먼저 가게 된다면
나, 하느님께
간곡한 기도로 간청드리고자 합니다.
다음 세상에서도
우리들 마주 손 잡고
걸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요.
-좋은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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