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전과 충청지역 외식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전국 유통 계란을 수거·검사한 결과 충남 계란 농가 3곳의 계란에서 피프로닐 대사산물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좌불안석이다.
정부가 이들 농장의 계란을 전량 회수·폐기한다고 밝혔지만 혹여나 계란에 이상이 있까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업계는 지난 8월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또다시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감을 나타낸다.
서구 둔산동의 김밥 전문점은 "지난번 살충제 계란 파동 때 김밥에 들어가는 계란을 빼고 달라는 손님도 있었고, 매출도 이전보다 많이 떨어졌었다"며 "시간이 흘러 매출이 겨우 안정을 되찾았는데,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 이전과 같은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계란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제빵업계도 마찬가지다. 규모가 작은 개인 빵집일수록 걱정이 깊다.
서구 탄방동에서 커피와 빵을 함께 판매하는 박 모씨는 "계란이 주로 들어가는 크루아상계란샌드위치 같은 경우 브런치를 즐기는 손님들에게 잘 팔리던 메뉴였는데, 지금은 초코가 들어간 컵케익 등이 더 많이 팔린다"며 "아직은 뚜렷한 매출 차이는 보이지 않지만 소규모로 장사하는 우리 입장에선 한 번 발길이 끊기면 큰 타격이기 때문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계란찜 등도 소비자의 주문이 소폭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중구 선화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소비자에게 삼겹살을 제공할 때 무료로 계란찜을 제공하는데, 대전과 밀접한 충남에서 살충제 계란이 나왔다는 소식에 손을 안댄 이들이 많았다"며 "8월 살충제 계란 파동 때처럼 잠시 무료 제공을 중단해야 하는지 고민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외식업계는 매년 지속되는 악재가 하루빨리 멈춰졌으면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세월호 사태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살충제 달걀, 경기침체까지 매년 업계에 악영향을 주는 일들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서구 둔산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최 모씨는 "손님들이 주문을 하기 전에 치킨은 괜찮은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며 "이런 일이 발생할 때 마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건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