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정생활과 자신의 입지를 구축한 이들의 공통점은 낯선 환경에의 적응이라는 과제를 풀고자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점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새로일하기센터, 지역 단체, 그 외 본국 출신의 선배 결혼이민자의 도움으로 자신을 성장시켰다. 결혼이민자 가족 중에는 이 순간에도 가정의 불화 속에서 아픔을 겪을 수 있고 다른 일부는 잘못된 만남과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와 분노로 자학하며 지낼 수도 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지내야 함을 전제로 두 가지 사례를 언급하고자 한다. 한국에서 결혼 생활한 지 15년 되는 결혼이민자의 사례이다. 자녀의 반복되는 학교생활 부적응과 우울증으로 속앓이를 했지만 지역 내 정신보건센터와 대학생의 다문화 학생 멘토링을 통해 자녀 교육의 문제를 해소해가는 예이다. 두 번째 사례는 결혼한 지 1년 만에 남편과 사별하고 본인이 모셨던 시어머니마저 잃게 된 여성의 사례다. 한국에 체류한 지 12여 년이 되지만 정보의 부재로 영주자격과 귀화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고 시어머니를 잃은 후에는 심한 우울증을 겪게 됐다. 하지만 이 여성의 생활을 이전부터 지켜보았던 지인들의 도움으로 베트남에 계신 친정어머니의 초청절차를 밟게 됐고 이후 심리적인 안정감을 되찾게 된 사례다.
우리 모두는 겪고 있는 아픔의 내용이 다를 뿐 고통의 터널 속에서 늘 혼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러분과 아픔을 공유하고 미래를 나누려는 큰마음들이 있다. 주위를 둘러보라. '함께하는 열린 다문화, 어울림'을 구독하는 여러분, 힘내길 바란다. 주변에는 당신의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을 응원하는 많은 시민들이 있다.
이성순 목원대 신학과 교수
다문화사회통합교육센터 총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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