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이춘아 "대전 생활문화예술 발전시킬 것"

  • 문화
  • 문화/출판

[중도초대석]이춘아 "대전 생활문화예술 발전시킬 것"

이춘아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
1단체 1지원 논란…"실수있었다"
시민 동아리 문화플랫폼 구상 중

  • 승인 2017-11-21 10:19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20171121-이춘아 대표3
..


사람이 있는 곳에 문화가 있다. 행복과 고난의 순간에도 인간과 함께하는 문화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찰나에도 존재한다. 이춘아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말하는 '생활문화예술'의 부흥도 이런 맥락이다. 사람이 모여 기쁨을 나누고 슬픔을 잠재우는 작은 문화예술이 또 다른 누군가의 기쁨이 되는 생활 속 문화예술의 나눔 말이다.

지난해 9월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 대표는 시민과 함께한 문화단체 출신답게 문화예술을 시민과 나누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구상 중이다. 마을 단위에서 문화예술 동아리가 탄생하고 그들이 대전예술가의집에서 실력을 뽐낸다. 무대는 마을과 마을을 뛰어넘는 동아리의 융합이 펼쳐지고 이들의 좋은 영향력은 문화봉사로 지역 소외 이웃에게 전파된다.

이들의 곁엔 문화재단이 있다. 지역의 수요를 중앙정부에 전하고 정책적으로 체계적인 문화예술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재단의 걸어온 길엔 고난도 있었다. 최근 몇 년간 구설에 오르내렸던 재단은 올해는 '1단체 1지원' 사업과 조직관리 등으로 잡음이 일었다. 시행착오를 통해 더 단단해질 문화재단의 수장을 지난 20일 만났다.



다음은 1문 1답 내용이다.



-취임한 지 1년여 시간이 지났는데 소회가 궁금하다.

▲취임식 때 문화단체들과 시민 예술 생태계를 위해 거버넌스를 잘하고 싶다는 것과 직원들이 갖고 있는 각자의 재능이 문화재단에서 일하는 데 발현됐음 좋겠다고 말했다. 아주 이상적인 취임사였다. 실제 사업을 하다 보니 사업이 많아서 하나하나 파악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외부에서 본 건 일부에 해당된 것들이었다. 방대한 사업과 공간 운영, 조직 관리 등 쉽지만은 않았다. 이해관계의 상충이 조직 내외로 많은데 그런 것들을 어떻게 푸는 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인지를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취임 후 소통을 강조했는데 스스로의 평가는 어떠한가.

▲시민 입장에서 문화 공간 개방에 대해 강조했던 부분이 있다. 대전의 문화공간은 오후 6시가 지나면 문을 닫는 시스템이었다. 시민이 필요한 시간에 규정에 의해 문을 닫는 부분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단이 운영하는 공간 5곳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원활하게 운영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도입에 따라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많은 학생들이 좋아하고 있다. 예술가의집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전통나래관이나 문학관도 그렇다.

젊은 예술인들의 소통도 의미 있었다. '차세대아티스타' 사업은 기수별로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융합프로그램이 많이 나왔다. 억지로 융합하라고 하면 안 되지만 하고 싶은 걸 하라니까 재밌는 게 만들어진다. 좋은 시간이었고 앞으로도 기대된다.



-예술인 지원 사업 관련 잡음이 있었는데.

▲'1단체 1지원 사업'으로 촉발됐다. 재단이 지난해부터 문예기금 지원 사업에 1단체 1지원 원칙을 고수했는데, 이게 전국적으로 고르지 않다. 원칙이 있는 게 아니다. 지난해 그런 단어를 넣게 된 건, 한 단체나 협회가 독식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 부분을 좀 더 공정하게 지원 범위를 넓히고자 한 거라고 본다. 일부 단체들도 응원했다. 예술지원팀 내에선 원칙을 고수하되 어떤 사업은 예외로 두자는 의견도 있었다.

문제가 된 건 예외가 된 것에 공모기준에 넣지 않은 것이다. 행정적 실수가 있었다. 앞으로는 재단 내 공모사업에서 '1단체 1지원'은 없다. 시기별, 상황별 원칙은 달라지겠지만 그 시점에서 지향할 게 뭔지 찾아가겠다.



-예총회장 사퇴와 문화인사 성추행 사건 등 지역 예술계 일이 많았다. 문화기관 수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적인 문제가 기관에 영향을 안 줬으면 좋겠다. 예술계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일어나는 문젠데 공적 기관의 수장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어려울 것 같다. 자리에서 오랫동안 훈련되고 늘 바르게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는 개인의 소신들과 외부에서 오는 영향력의 역학관계 중심을 어떻게 잡는지의 문제인 것 같다.



-정부가 새 문화비전 수립 중이다. 개선되거나 반영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새 문화비전 안에 지역문화에 대한 관점이 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표이사 재직 전 문체부 사업에 관여했을 당시는 문체부 사업비를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해 생각했는데 문화재단 입장에 있다 보니, 지역에서 중앙단위 사업의 예산 배분을 수동적으로 받을 게 아니고 지역 내에서 지역 문제를 우리가 고민해서 우리의 지역 문화에 적합한 예산을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단 생각을 했다. 적극적으로 지역 문화는 무엇인가 생각하고, 그런 부분이 새 문화비전에도 지역문화에 대한 개념이 많이 바뀔 것으로 본다.



-생활문화에 대한 시민 관심이 뜨겁다. 재단의 방향은 어떤가.

▲지역문화는 동(洞)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마을 만들기 사업의 상당히 많은 부분이 문화 부분이다. 대전문화정책은 문화사업이 아니고 전반적인 지역에서 일어나는 문화적 흐름으로 봐야 한다. 이런 부분이 지역 내에서 공유되고 소통돼야 한다.

전국적으로 생활문화로 흐르는 추세다. 기존에는 시민이 향유하는 차원의 예술이었다면 이제는 체험 이상의 문화예술적인 감성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시민들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민 중심의 각종 동아리가 활성화되면서 예술가의집에 와서 발표하고, 다른 동아리와 합해서 프로그램 만들고, 소외이웃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문화봉사까지 연결해주는 플랫폼 형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게 현재 지역 문화 정책에 맞다고 본다. 그런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시민문화팀에 맞는 사업이 많이 생겼다. 그런 형상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문화재단 운영 방향은.

▲지금 드린 말씀의 종합이 될 것 같다. 2019년 10주년인데 내년도는 지나온 것을 정리하고 앞으로 가는 방향을 세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할 것이다. 조사연구사업을 많이 내년에 많이 담았다. 실제 대전에서 예술가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예술인 복지를 위해서 일자리보다 일거리가 필요하고 지원해야 하는데 그런 방법을 더 찾을 계획이다.



-지역문화예술인과 시민에게 한 마디

▲재단에 대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큰 기관으로 생각해줘서 고마운 부분은 있지만 사업이 많다 보니 재단을 지원사업만 하는 곳으로만 여기는 것 같은 부분이 있다. 문화재단 사업 중엔 시민과 밀접한 사업이 많은데 시민과 같이 하거나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사업들이 주다. 문화를 위한 각계의 요구사항이 굉장히 많은데 그 요구사항을 잘 받아서 지역 문화의 질을 높이겠다.




대담=박태구 사회부장, 정리=임효인 기자, 사진=이성희 기자





20171121-이춘아 대표
..




20171121-이춘아 대표1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3.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아산소방서, '불조심 어린이 마당' 수상학교 시상
  5.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