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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교단에서

유인식 (한솔고 교장)

  • 승인 2017-11-20 12:57
  • 수정 2017-11-20 18:02
  • 유인식 한솔고 교장유인식 한솔고 교장
한솔고_유인식 교장선생님
유인식 한솔고 교장
가을이 참 좋다. 학교가 참 좋다. 아이들이 참 좋다. 동료들이 참 좋다. 요즈음 내가 느끼는 단상들이다. 오랜 동안 학교를 떠나 교육행정에 몸담았던 나로서는 갓 교사를 시작할 때와 같은 설레임으로 올해를 보내고 있다.

어느 조직에 있다한들 책무에 소홀할 수 없었기에, 교사 초년 시절엔 아이들이 있기에 내가 실존한다는 참스승의 길을, 중앙정부에 있었을 때는 국가 교육을 담당하고있다는 작은 소명감을, 교육청에 재임할 때에는 백지같은 세종교육의 밑그림을 스케치하고 세계 최고의 교육 한류를 창조해야 한다는 역사의식을, 이제 다시 학교에 봉직하면서 교육자로서의 삶을 꽃처럼 가꾸고 지혜를 동료 후학들에게 전한다는 숙명적인 생각으로 나날들을 지워내고 있다.

최근 교육에서의 시대 정신은 '행복'이다. 그것도 미래의 행복이 아닌 현재가 행복한 학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학생들의 꿈과 끼, 교사의 자발성, 신바람나는 학교, 소통과 공감, 배려가 가득한 즐거운 학교, 나아가 마을 전체가 함께하는 교육 공동체 의식, 교육의 과정에서도 결과에서도 주체적 시민의 참여를 전제하고 있다.

보다 애정어린 눈빛으로 보면 우리 학교의 개선점이 다가온다. '전문적 교사공동체'라는 용어 자체가 낯설은 선생님들, 미래를 대비해야 할 우리 아이들이 여전히 대입(특히 수능을 통한 정시입학)에 옥죄인 삶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 등을 보면서, 세종 고교의 맏형격인 한솔고가 나아갈 방향을 정리해 보았다.



우선 학교 비전을 5C로 제시하였다. 최근 미래 교육을 논하면서 제시되고 있는 4C(Critical Thinking, Communication, Colaboration, Creativity)에 시민성(Citizenship)을 더하여 한솔교육의 지향점을 적시하고, 행정업무 효율을 위해 유지되어 온 현행 교무 조직을 교수-학습을 우선으로 하는 교과별 부서조직으로 개편하며, 교과 교실제로 인해 분산되어 있는 교무실 배치와 교사들이 매년 교체됨에 따라 발생한 소통 미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교사 공동체 문화를 강화하려 한다. 미래 대비 교육의 이상과 대학 진학이라는 현실적 과제를 구현하기 위해 진로탐색(1학년)->몰입교육(2학년)->도전(3학년)으로 이어지는 학년 목표를 설정하고 교과별 학교교육과정 및 행사, 동아리 활동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획일적인 백색 조명을 개선하고, 작은 조경에도 관심을 기울여 우리 아이들의 품격있는 창의성 발휘 소양을 키우려 한다. 학교를 고급 리조트와 같은 분위기로 조성하여 편안함, 멋스러움, 안전함, 독특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싶다.

앞서 생각해 본 인성의 토양은 기실 세종의 모든 학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지나치게 대규모화한 현대식 교사(僑舍)와 대로(大路)와 연해 있는 학교위치 등은 아쉽지만, 점차 안정화되어 가고 있는 다른 고등학교들에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해 본다.

유인식(한솔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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