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혁신과 앙트리프리너십, 다른 이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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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혁신과 앙트리프리너십, 다른 이름인가?

최종인 한밭대 기획처장, 한밭대기술지주(주) 대표)

  • 승인 2017-11-20 08:52
  • 수정 2017-11-20 18:03
  • 최종인 한밭대 기획처장최종인 한밭대 기획처장
사본 -최종인 GOOD
최종인(한밭대 기획처장, 한밭대기술지주(주) 대표)

전 세계 시가 총액 상위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우리나라 기업 수가 8개(2010년)에서 7년 만에 3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 수가 28곳에서 44곳으로 늘어난 것을 보며 걱정이 앞선다. 우리나라 미래성장 동력이 떨어진다는 위기감 속에 혁신과 앙트리프리너십에 대한 과감한 실천이 절실하다.

앙트리프리너십(Entrepreneurship)은 기업가정신 또는 창업이라고 번역되며, '기회를 깊이 고민하고, 부분이 아닌 전체로서 접근하며, 가치창출과 가치활용을 균형 있게 만드는 리더십'을 말한다. 이같은 폭넓은 개념이 창업으로 번역되면서 명쾌한 면도 있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초·중·고 학생 수업에 의무화된 창업교육에 대해 학생들에게 창업을 권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논란도 생긴다. 따라서 앙트리프리너십을 창업이라 부르더라도 좁게만 보지 말고 기업가정신을 포함한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업가정신의 다른 정의로는 '아이디어(idea)를 기회(opportunity)와 가치(value)로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조직내 전 구성원들이 받아들이기 쉬우며, 모두가 보유할 가치라는 것에 동의한다. 한 예로 미국의 웨이크 포리스트(Wake Forest) 대학은 입학부터 앙트리프리너십을 폭넓게 정의하고 필수과목으로 정한 뒤, 공학이나 경영학만이 아니라 인문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고 가르치고 있다.

혁신과 앙트리프리너십은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된 용어이다. 2003년부터 노무현 정부의 화두는 혁신이었고, 박근혜 정부는 앙트리프리너십과 창조를, 이번 정부는 다시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두 개념이 같은 문장에서 자주 사용하면서도 서로 다른 것처럼 말하지만 상호 밀접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정원을 가꾸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씨앗을 뿌리고 이를 잘 가꾸어 맛있는 과일과 야채를 키웠다. 이렇게 거둔 수확물은 가치를 지니며, 우리는 이를 키우는데 투입된 비용보다 더 큰 가치를 기대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신선하고 좋은 야채와 과일을 특히 더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다음은 무엇일까? 만일 우리가 수확 후 가공하거나 시장 판매 등의 가치를 실현시킬 계획이 없거나, 계획을 행동에 옮길 능력이 없다면 정원에 가득한 열매들은 안타깝게도 나무 가지에서 썩고 말 것이다. 씨앗과 같은 아이디어들은 우리 주위에 많이 있지만, 아이디어들은 가치 창출의 출발점에 불과하여 가치로 바꾸려면 많은 노력과 역량이 필요하다. 대부분 사람들이 아이디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보통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정치에 비유하곤 하는데, '그냥 꺼내 말해보고,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위 내용을 정리하면, 혁신이 '가치 창출'이라면, 앙트리프리너십은 '가치 활용'으로 요약된다. 어떤 것이 우리의 시간이나 돈을 절약해 준다면 그것이 바로 가치 있는 것이며, 우리 가족을 더욱 건강하고, 안전하며 그리고 행복하게 만든다면 그것도 가치로 볼 수 있다.



아이디어는 혁신의 씨앗이지만 혁신은 이들 씨앗들로부터 끈질긴 가치창출 과정을 요구받는다. 아이디어가 가치로 바뀌려면 앙트리프리너십이 필요하다. 우리는 성공적으로 파종과 수확의 절차를 거쳐, 음식을 가정의 식탁 위에 올리면서, 다음 해에도 키우고 수확할 씨앗과 비료를 구입해야 한다. 따라서 혁신과 앙트리프리너십은 하나의 사이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이클과도 유사하다. 혁신을 통해서 가치가 창출되고, 앙트리프리너십을 통해서 그 가치를 실현해 나간다면, '온전한' 가치 사이클이 완성될 것이며, 이는 그다음 혁신의 원천이 된다.

'열매없는 무화과 나무'가 되지 않기 위해선 혁신과 앙트리프리너십이 핵심 정책으로 체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 번도 가지 않은 4차산업혁명의 길로 나설 뿐만 아니라 세계 500대기업 재진입의 원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각 대학과 조직, 그리고 개인차원에서도 이를 어떻게 소화하고, 실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최종인 한밭대 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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