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리뷰]달 탐사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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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리뷰]달 탐사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역할

  • 승인 2017-11-19 11:29
  • 신문게재 2017-11-20 20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김방엽
김방엽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항행운영팀장
신문을 펼치면, 아니, (현대인들은 신문을 잘 읽지 않으니,) 언론사 웹사이트를 방문해보면 일주일이 멀다하고 우주탐사 선진국들의 달탐사 소식이 올라온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달 탐사에 관한 기사 중에 일본 JAXA의 가구야 탐사선이 발견한 지하 동굴 소식이 있었다. 가구야 탐사선은 2007년 9월에 발사되어 2009년 6월까지 달 주위를 돌며 관측을 하였는데 당시 관측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연구는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이번 지하 동굴 발견도 그러한 연구의 결과로 얻어낸 성과였다. 지구에서 보이는 달 원반의 서쪽, 마리우스 언덕 지역에서 평균 너비 100미터, 길이 50km 정도로 추정되는 지하 동굴이 발견된 것이다. 이 정도 규모의 지하 동굴이라면 우주공간으로부터 날아오는 방사선을 막아주고 영상 100도와 영하 150도를 오가는 극심한 온도 변화로부터 생명체를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달 표면을 탐사할 수 있는 무인탐사기를 보내고 나아가 인간이 직접 가서 보고 측량하면 그 동굴에 영구적인 거주지를 만들 수 있을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달에서의 인간 거주에 대한 기술개발과 연구는 다 방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가장 선행되어야 할 일은 대기도 없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 그나마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일이다. 앞에 언급한 일본의 가구야 탐사선이나 그에 앞서 탐사 작업을 벌였던 미국의 LRO, LADEE, 유럽의 스마트-1, 인도의 찬드랴얀, 중국의 창어 탐사선들이 지난 십 여 년 동안 모아온 자료들을 거듭 분석하면 몇 곳의 후보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영구적인 거주에 필요한 구조물 설계와 건설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은 튼튼한 구조물 설계에 관한 기술과 재료가 필요한데, 지구에 비해서 대기가 없는 대신 중력이 작고, 지진의 영향도 크지 않아 엄청나게 든든한 구조물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달에서의 구조물 건설에 대한 연구는 러시아와 유럽우주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대기가 없어서 우주방사선으로 인한 영향은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은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구와의 반영구적인 통신문제, 전력을 비롯한 에너지와 식량 생산 등이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다. 그리고 건설에 필요한 모든 물자와 인력을 수송할 수 있는 크고 효율적인 로켓의 개발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강력한 성능의 로켓 엔진의 개발에 대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 이미 개발이 거의 완료되었고 성능과 안전성 시험을 하는 수준에 와있다.



끝으로, 달이라는 고립된 환경에서 살아갈 인간의 심리적 변화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도 러시아 등에서 시험공간을 마련하여 실제 인간이 단절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실험에 돌입한 상태이다.

이제, 달 탐사 연구와 활용의 연구개발 흐름이 보이시는지? 한국은 어디에 있어야 할지? 우리나라가 설 자리는 어디인지? 세상의 흐름을 따를지, 혹은 우리만의 길을 갈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정책을 만드는 기획자들의 몫이다. 하지만 적어도 과학기술 발전의 방향이 어디로 흐르는지에 대해서만큼은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방엽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항행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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